KT는 지난 해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이후 약 1년간 500만 고객이 가입했으며 총 3100억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8일 밝혔다.
[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음성통화 중심으로 경쟁해온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이 1년 만에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됐다.
KT가 시작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출시 1년만에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까지 나타난 것으로 파악돼 소비자들의 통신서비스 이용패턴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 1년을 맞아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하고 요금제와 데이터 서비스로 총 3100억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요금제다. 과금 기준을 데이터 제공량으로 설정해 수익원을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하기에도 유용하다.
지난해 5월 8일 KT가 국내 최초로 선보였으며 경쟁 사업자들이 뒤따라 출시 1년도 안 돼 17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이동통신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800만명 중 3분의 1가량이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한 것.
경쟁사인 SK텔레콤은 867만, LG유플러스 423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전 이용자들은 음성, 문자, 데이터 등을 모두 따져가며 요금제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 사용량만을 따져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음성통화와 문자가 기본 서비스로 제공돼 이에 대한 부담이 덜어 데이터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KT는 가입자들이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1752억원의 통신비를 절감했다고 분석했다. 음성 통화를 많이 사용하는 고객은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음성, 문자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해 가계통신비 절감과 직결됐다는 설명이다.
KT는 데이터 밀당·데이터 룰렛·패밀리 박스·팝콘 등 특화 서비스를 통해서도 1335억원의 통신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KT가 내놓은 '데이터 밀당'은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기고, 다음 달 데이터를 미리 끌어 쓸 수 있도록 특화된 신개념 서비스로, 데이터 이용량 확대에 영향을 줬다. KT는 데이터 밀당으로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 728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가 사용됐고, 총 약 156억원의 데이터 비용을 절감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데이터 '선물하기' 등을 통해 가족, 친구들과 데이터를 나눠쓸 수 있다는 점도 데이터 이용량 확대에 영향을 줬다. 가족 간 데이터 공유를 할 수 있는 KT의 가족혜택 애플리케이션(앱)인 '패밀리박스' 가입자는 23만명이다. 패밀리박스로 가족끼리 연간 2195TB의 데이터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71억원에 달한다.
KT의 장기고객을 위한 혜택인 '팝콘'의 '데이터 1GB'를 쓸 수 있는 쿠폰은 70%의 고객이 선택했으며 연간 총 2254TB의 데이터가 제공됐다. 팝콘으로 제공된 모든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640억원 규모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가입자 평균 매출(ARPU) 2%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KT는 201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이후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ARPU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롱텀에볼루션(LTE)데이터 트래픽 폭증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1월 17만2012테라바이트(TB)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2272TB에 비해 53%가 급증한 수치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3세대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기존보다 높은 4만~5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로 갈아타면서 연령대, 시간대별로 특화된 데이터 요금제를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요금제로 인해 고객들의 데이터 부담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고품질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