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판매현황 (단위:조원, 천개,%)자료=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주식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적립식 펀드'가 갈수록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적립식 펀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계좌 수가 절반 넘게 급감했고, 판매금액도 36% 가량 급감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에서 발을 빼는 것은 펀드 수익률이 다른 펀드에 비해 더 많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가계의 투자 여력 감소, 2009년 해외투자펀드 세제혜택 종료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적립식 펀드는 일정 기간마다 일정 금액을 나눠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 목돈 없이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운용 실적에 따라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10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1억만들기, 3억만들기 펀드붐을 타고 급성장했던 적립식 펀드 계좌 수는 642만6000개로 나타났다. 판매금액은 48조1000억원이었다.
계좌 수는 2008년 말(1430만9000개)과 비교할 때 788만3000개나 줄었다. 판매금액은 2008년 76조5800억원에서 36.48%가 감소했다.
적립식 펀드 판매금액은 2010년 9월 59조1800억원으로 60조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2013년 40조원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전체 펀드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1.66%에서 2월 말 현재 11.19%로 감소했다.
적립식 펀드의 이 같은 인기 하락은 수익률 하락과 관련이 깊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예전처럼 꾸준히 적립해서는 이익을 볼 수 없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적립식 펀드의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에게 더는 안전한 투자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한 탓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업권별 판매는 증권사와 은행이 각각 14조6600억원, 32조8000억원이었다.
2013년 말 15조5700억원, 31조9800억원과 비교해 은행의 판매가 늘었다.
보험사의 적립식펀드 판매 비중은 2013년 말 1.28%에서 올해 2월 말 0.99%로 줄었다.
유형별로는 주식형 비중이 2013년 78.11%에서 올해 63.70%로 줄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4.78%에서 9.7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혼합주식형 펀드 비중은 5.56%에서 5.15%로 줄었고, 혼합채권형은 3.32%에서 12.04%로 증가했다.
투자지역은 국내 투자가 82.70%에 달했다. 지난 2007년 만 해도 해외 투자 비중이 36.50%에 달했었다. 지난 2009년 해외투자 펀드의 세제혜택이 사라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해외주식 전용펀드 등의 영향으로 적립식펀드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원철 연구원은 "올해 도입된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적립식 투자 펀드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