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철강/중공업

"회사는 사상 최대 적자인데..." 현대중 노조 초강성 움직임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노동조합와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골리앗 크레인 점거농성을 벌인 후 20여년만에 또 다시 강성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990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파업 당시 골리앗 크레인 점거농성 모습. /현대중공업 노조



◆무분규 '평화사업장'서 초강성 움직임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 골리앗 크레인 점거농성 이후 수년 동안 무분규 '평화사업장'을 유지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02년 온건·실리 노선의 최윤석 위원장이 당선된 이후 그동안 투쟁보다 회사 쪽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운영돼 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19년 연속으로 임금 협상을 노사 분쟁 없이 마무리해 업계에서 '노사 관계 모범기업'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04년 민주노총 금속연맹으로부터 제명 조치를 당했다.

그러나 '19년 무분규 기록' 등 건설적인 노조로 알려졌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4년부터 집행부가 강성으로 바뀌면서 회사 측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조를 보면 1980~1990년대 위용을 떨쳤던 노조의 투쟁력이 다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라 업계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19년 무파업 기록은 깨졌다.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4시간 파업을 진행한 것이다.

당시 노조는 ▲기본급 6.3% 인상 ▲성과급 250% 고정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실시 ▲유급휴일 토요일 중복 시 다음 근무일 휴일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 요구안에 대해 인건비만 3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매년 4000억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며 노조 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누적 영업적자가 3조200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원들은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부분 파업 출정식을 갖고 노조원들은 붉은 색 머리띠를 두르고 임단협의 핵심 요구 사항을 담은 10여개의 만장을 앞세워 파업 출정식을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힘을 모아서 회사를 살리고 흑자전환하는 것이 더 급선무인데 파업을 진행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사간 교섭을 통해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자 회사에 조합원 해외연수 요구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7일 사측에 제시한 임단협 요구안에는 ▲성과급 250% ▲ 지난 2012년 노사합의로 도입한 임금피크제 폐지 ▲노조에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정년퇴직자 만큼 신규채용 등 경영권과 인사권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유급 여름휴가를 9일에서 11일로 이틀간 늘리고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도 요구했다.

만약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연간 4000억원의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노조는 호황기 때 임금 인상률을 2%대로 양보했으니 이를 되돌려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장기간 경영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요구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3조2000억원, 2015년 1조5000억원 적자에 올 들어서도 신규수주 실적이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7.6%)보다 높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8.5%에서 최근 5년간 인건비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의 작년 매출 대비 인건비는 9.9%로 비중이 9%를 넘기 시작한 2014년과 2015년에는 영업적자를 봤다.

여기에 안정적인 재무적 상태를 확보해야하는 현대중공업이 내년 중 상환해야 할 회사채가 6800억원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금·단체협약 교섭 스타트

현대중공업 노사는 10일부터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갖었다. 이 자리서 향후 교섭 일정을 잡고, 이번 주부터 본격 협상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1년에 1회 이상 노조가 요구한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이미 요구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지난 4일 임단협 출정식에서 "올 임단협 과정에서 인사 경영에 개입해 무능·부실·부패 경영을 끝장내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