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에너지 빈곤층을 우선 대상으로 추진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이 저소득층과는 무관하게 진행됐다. 시가 보일러 교체 소비자 보담금의 80%를 지원하지만 자기 소유의 주택이 아니면 보일러 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보일러 제조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진한 친환경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이 사실상 건물주에 막혀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4차례, 약 5000여가구에 콘덴싱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기준 지원 헤택을 받은 저소득층은 단 6가구다.
콘덴싱보일러는 일반 보일러 대비 16%정도 난방비가 절약된다. 배기가스 유출도 적어 서울시 대기관리과 주도로 꾸준히 교체사업이 진행됐다.
집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보일러 교체의 구입차액은 20만원 정도다. 이중 16만원(80%)을 시가 지원한다. 콘덴싱 보일러의 난방비 절약을 고려하면 사실상 3~4개월만 사용해도 교체 비용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세입자 형태로 거주 중인 저소득층은 건물주가 허락하지 않는 한 보일러 교체도 쉽지 않다.
실제 보일러 교체를 맡은 한 업체는 "여러 가정에서 집주인의 허가를 받지 못해 교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
시는 저소득층 세입자를 둔 주택소유자에게도 우선권을 제공했다. 일부 건물주는 이를 이용해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의 보일러만 교체하고 세입자의 보일러는 그대로 두는 횡포도 저질렀다.
보일러 업체 관계자는 "당초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콘덴싱 보일러 교체 지원을 한 것으로 알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일반 서울시민에게 지원 혜택이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본래 취지는 대기질 향상이다. 저소득층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었다"며 "내년부터는 저소득층의 지원금을 확대하거나 구청과 연동해 건물주 차원에서 보일러를 교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