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 결혼자금으로 노후자금의 55% 수준인 평균 1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 4명 중 3명은 자녀 결혼자금 지원에 부담을 느꼈다.
12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부모·성인자녀 세대의 결혼비용 지출 및 지원실태와 인식 수준을 조사, 발표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 노후'에 따르면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경우 결혼비용으로 실제 지원한 금액은 평균 1억2506억원(평균 자녀수 2.2명)이었다. 자녀 1인당 평균 결혼자금 지원 금액은 아들이 9400만원, 딸이 4200만원으로 아들에게 결혼자금을 더 많이 지원했다.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대부분의 부모는 예·적금(93%)을 활용했다. 퇴직금 활용 11%, 개인연금과 보험 해약 5%, 거주주택 처분 5%도 있었다(복수응답).
부모 10명 중 1명 이상(12%)은 자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빚도 냈다. 미혼자녀를 둔 부모 23%는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자녀 결혼자금을 도와주겠다'고 답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된 예·적금이라 퇴직금, 개인연금과 보험, 거주주택 등이 모두 노후 대비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모의 노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녀 결혼비용에 지원한 금액 1억2506만원은 부모가 모은 노후 자금의 5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자녀 결혼에 노후자금을 절반 이상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 75%는 '자녀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간다'고 답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60대 부모의 경우 과거에 비해 노후 기간이 2~3배 연장되는 만큼 자녀 결혼비용 지원 및 규모에 대해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부모 세대가 자녀 혼사에 대해 남의 눈을 의식하거나 체면을 위한 과시적 소비 등을 배제한다면 자녀 결혼에 지원하는 비용을 줄이고 노후 준비를 더욱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5세 이상, 최근 5년내 결혼 또는 미혼의 성인자녀세대와 50세 이상, 최근 5년내 자녀 결혼 또는 미혼 자녀가 있는 부모세대 총 15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