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투자한 외국인의 연 기대수익률인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코스피가 저평가됐다는 말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달러 환산 코스피(코스피를 원·달러 환율로 나누어 계산)는 1.7로 나타났다.
지난 90년 1월 초 이후 24% 상승한 것이다.
27년간 24% 상승은 1년 기대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국인(달러 투자자 기준) 입장에서 코스피에 투자하는 것보다 예금하는 게 더 나았던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1.7이란 수자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리먼 사태 때 기록한 저점을 이은 장기 추세선에 근접한 숫자다"면서 "이 기간 늘어난 기업 이익, 자본 등을 감안하면 실질주가는 하락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실질 코스피는 17.1에 불과했다. 이는 90년 월 19.4보다 낮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에게 지금 코스피는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저가 매수 기회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발을 뺄수 있다는 우려도 점증한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선진국 증시에서 53억2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증시에서는 21억 달러가 유출됐다.
반면 MMF와 채권형에는 각각 69억3000만 달러, 35억 4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매와 상관관계가 큰 MSCI 이머징 마켓 ETF에서 한주동안 13억 9000만 달러가 유출됐다. 또 MSCI 사우스 코리아ETF에서 8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MSCI 코리아와 MSCI EM의 코스피 상관관계는 각각 0.89, 0.96으로 높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약세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흥국에서 글로벌 유동성 이탈 강도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이 4월에도 국내 상장 주식과 채권 2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 주식 2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4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3월에 비하면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2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이다.
상장주식 순매수 상위국은 미국(1조620억원), 영국(8280억원), 룩셈부르크(5330억원), 스위스(3880억원), 캐나다(3080억원)였다.
반면에 아랍에미리트(8970억원), 싱가포르(8500억원), 독일(2240억원), 카타르(1750억원)는 매도액이 더 많았다.
4월 말 현재 외국인은 우리나라 상장주식 432조8000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28.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