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한 중인 조코 위도도(Joko Widodo·애칭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약 3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인프라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경전철과 가스·발전 사업 등 최대 67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6일 박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11건의 양국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중 특별경제구역협력 MOU 등 7건은 회담 직후 양 정상 임석 아래 서명을 마쳤다.
조코위 정부가 제3차 중기개발계획(2015~2019년)에 따라 낙후된 인프라 개선을 위해 발전·교통·해운교통망 정비·구축 사업에 총 5500조 루피아(약 500조원)를 투입할 계획인 가운데 양국 정상은 에너지(가스 6억달러, 발전 40억달러)와 교통(경전철 21억달러) 분야 등에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교통 분야에서 양국은 철도시설공단과 자카프로(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 간 21억달러(2조5000억원) 규모의 자카르타 도심부 경전철 총 20㎞ 건설 사업 참여에 대한 MOU를 맺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경전철 사업은 철도시스템기술의 다공종 패키지 수출을 추진하는 첫 사례"라며 "2차 사업 등 연쇄적 사업수주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관련 건설 사업과 토지정보 공유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에너지 연구개발 협력 ▲메탄가스 개발 공동연구 ▲팔렘방·발리 가스배관건설 등 3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한국가스공사가 컨소시엄 대표로 참여를 추진 중인 팔렘방·발리 가스배관건설 사업은 총 6억달러(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기업들이 참여를 희망하는 총 40억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탄화력 발전사업들의 입찰 재개 또는 장기전력수급계획 반영을 인도네시아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1만75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와 수산·해양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내용의 해양협력 MOU, 방송·영화 콘텐츠와 패션 등의 창조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한 창조산업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열연강판과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에 대해 예정된 반덤핑 규제조치의 재고를 요청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동차와 철강 등 65개 품목에 대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관행에 대한 수정도 요청했다.
또 인도네시아 통합 토지정보 공유시스템 구축사업과 에너지 연구개발 등에 대해서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 4위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2억5000만 인구의 절반 정도가 25세 미만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K-팝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우리 애니메이션인 '뽀로로' '코코몽' '넛잡' '라바' 등이 이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