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전 세계 조선 시황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생산능력을 대폭 줄일 전망이다.
세계 1~3위인 이들 조선업체마저 현재 벌어지는 조선업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고자 몸집을 줄여 오래 버티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9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선박건조대, 즉 도크의 순차적 잠정 폐쇄 방침을 정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수주 가뭄이 극심해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선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올해 3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은 2척 수주하는데 그쳤으며, 삼성중공업은 수주 실적이 아예 없는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수주 부진 장기화를 대비해 선박 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 밝힌 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수주 부진에 대비하기 위해 도크별 효율성 검토에 나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도크의 순차적 잠정 폐쇄를 포함한 추가 자구안을 이달 말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예정이며 삼성중공업 또한 오는 20일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내용의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조선업계는 생존을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까지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00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11월부터 자산 매각,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야근과 특근 제한 등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4월 28일 상반기 임원 인사에서 조선 관련 계열사 임원 25% 수준인 60명을 정리했다.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산업은행은 4월 29일 삼성중공업에 유동성 확보 방안을 공식 요구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업은 자동차업종에 이어 직원 수가 가장 많아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조선업 근로자의 10∼15%에 달하는 2만∼3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기업을 포함하면 최대 5만 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