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블럭스 피터 페어허스트 제품전략 수석이 유블럭스의 신형 GNSS 'NEO-M8P'를 소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NEO-M8P은 측위 오차가 최대 2.5cm에 불과하며 가격은 현존 동급 제품의 10% 수준이다. /유블럭스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무선통신, 위치추적 모듈 전문기업 유블럭스가 18일 자사의 실시간 위성 측위 모듈(GNSS) 'NEO-M8P'를 오는 3·4분기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고 18일 발표했다.
김수한 유블럭스 한국지사장은 NEO-M8P을 애니악과 퍼스널 컴퓨터(PC)에 비교했다. 김 지사장은 "과거 애니악는 방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컸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작아졌고 이제는 각 가정에 보급됐다"며 "고성능 측위 시스템도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지만 제품이 커서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악이 PC로 변화했듯 크고 비싸던 GNSS도 손톱 크기에 10분의 1 가격으로 변화한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정부의 투자도 늘어나는 등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장은 "한국 정부가 1000만 달러를 들여 2021년까지 에스바스(SBAS·초정밀 GPS 보정시스템)를 개발하려 한다"며 "무인이동체에도 3년간 400억원을 투자해 부품, 항법, 통신, 운용 소프트웨어 등 플랫폼을 만든다는 방침"이라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에스바스 위성을 사용하면 오차범위 50cm 수준의 위성 측위를 할 수 있지만 NEO-M8P는 가격이 저렴하고 오차가 2.5cm에 불과한 만큼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초정밀 GNSS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김 지사장은 드론과 농업기계를 예시로 들었다. 해양오염·산불 감시, 조난자 위치 파악 등에 드론을 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 GNSS로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논과 밭에 살충제를 뿌리는 드론도 있지만 조종이 어려워 농민들이 직접 다룰 수 없다. 고가 드론에 탑재된 GPS 기반 자율 비행 기능도 오차가 존재해 종종 경로를 이탈하곤 한다. 그는 "현재 감시용 드론은 건물이나 철탑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정밀한 위치 파악과 조종이 가능하다면 DMZ 감시용 드론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수한 유블럭스 한국지사장(왼쪽)과 피터 페어허스트 제품전략 수석이 NEO-M8P 모듈과 기판이 포함된 제품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블럭스
피터 페어허스트 제품전략 수석은 이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군수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유블럭스는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무기에 활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블럭스에 따르면 신제품은 작동 고도와 속도 제한이 걸려있다. 자사 제품이 이란 등지의 암거래 시장에 흘러들어 미사일 등 무기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피터 페어허스트 수석은 "신제품은 재난상황에서 시설보호와 인명구조에 활용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을 위해 자동차와 항공기에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위치가 고정된 베이스 모듈 반경 10km 이내(인터넷 연결 기준)에서만 활용 가능하다. 그렇기에 장거리를 주행하는 자동차에는 쓸 수 없다. 그는 "자동차 산업에 적합한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블럭스가 그리는 GNSS의 미래에 대해 피터 페어허스트 수석은 "자율주행·항행을 현실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그는 "최근 이슈는 자율주행차량이지만 길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무인기 시장도 자율항행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땅과 하늘 양 쪽에서 이 일이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공략도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피터 수석의 이야기다. 피터 수석은 "한국은 역동적으로 혁신하는 국가이고 무인항공기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우리의 비전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