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 병. 림 : 작가, 카타르항공 객실 사무장, K-MOVE 중동 해외취업 멘토, :「아랍항공사 승무원 되기」,「서른 살 승무원」,「매혹의 카타르」저자
[지.병.림 칼럼] - 14화 카타르 이슬람 박물관에 영구히 전시된 방패연
오일머니 시대의 종식을 대비해 카타르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는데, 바로 문화예술이다.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 미술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카타르 마야 공주가 반 고흐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 뭉큐의 '절규'를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전 세계 미술학도들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명작들을 직접 눈으로 보기 원하는 사람들은 유럽이 아닌 카타르로 직행해야 할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이슬람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카타르의 역사와 미래를 탐하는 여행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갤러리에 변화무쌍하게 전시된 현대 미술 작품은 현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이슬람 박물관에서 우리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바로 리기태 작가의 방패연이다. 조선시대 전통 민속연인 우리 방패연이 세계미술계의 허브에 들어섰다는 사실 만으로도 해외생활의 노고는 커다란 위로를 얻는다. 이슬람 박물관에 전시된 우리 전통연의 숨결을 외국인들과 함께 느낄 때면 한국인인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사뭇 커다란 차이가 느껴진다. 이슬람 박물관에 전시된 방패연은 지난 2014년 한국, 카타르 수교 40주년을 맞아 당시 정기종 카타르 주재 한국대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영구히 기증된 작품이다.
수교 40주년의 우호와 협력을 기리는 해였던 만큼, 영구 기증된 전통연은 두 나라간의 경사스런 날의 멋진 선물이 되었다. 카타르 전체 교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리 한국승무원들이 종사하는 카타르항공에도 우리 방패연이 전달되었다. 이로써 지난 2014년은 수교 40주년을 맞아 우리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현장마다 전통의 혼이 연 날리듯 곳곳에 날아올랐던 것이다.
카타르 항공의 적극적은 후원을 받아 이루어진 전통연날리기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뤘고, 현지 언론들도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었다. 카타르 하늘을 가득 채운 우리 태극기 방패연을 모처럼 지난 세월의 노고를 더없는 영광이자 보람으로 바꾸어 주었었다. 제2의 고향인 카타르 하늘에서 다시 우리 태극기 방패연을 볼 수 있는 날은 또 언제일까. 우리 예술작품이 양국 협력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국가브랜드 홍보까지 이끌게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부푼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