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가계신용(단위 : 조)./한은
지난해 4분기 1200조원을 돌파한 국내 가계부채가 지난 1분기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가계 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대부업 등 2금융권의 대출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 부채 잔액은 1223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1203조1000억원 대비 20조 6000억원(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뺀 순수 가계대출 금액은 1158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0조5000억원(1.8%) 늘었다. 가계대출은 예금은행 5조6000억원(1.0%), 비은행예금취급기관 7조6000억원(3.0%), 기타금융기관 등 7조4000억원(2.2%) 각각 증가했다.
전 분기(36조5000억원) 대비 지난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20조5000억원)는 다소 둔화됐다. 특히 은행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5조4000억원을 포함해 총 5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 분기 은행 대출 증가액 22조2000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전 분기 18조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가져왔다. 지난 2월부터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원금분할상환을 유도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시행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보험·증권·대부업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 증가액 4조7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사용액 등 판매 신용은 65조2000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 부채 부담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된데다 기업 구조조정 등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