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이 현행 상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27건에 이른다며 관련 내용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1999년 상장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처음 제정됐다. 그러다 2002년부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이를 토대로 상장회사 약 700개사를 S~D등급으로 나눠 평가, 매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는 상장회사가 관련 모범규준을 일부, 또는 전체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와 그 이유를 공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경련은 5월31일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한국거래소와 기업지배구조원에 전달, 상장회사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해당 규정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삭제를 요구한 내용은 ▲다양한 인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임된 이사의 임기는 존중돼야 한다 ▲이사회는 공정하게 평가돼야 하고 평가결과는 공시돼야 한다 ▲지배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사회는 경영승계에 관한 정책을 공시해야 한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단,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는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이다.
전경련은 "이들 규정이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으로 확정되면 법을 잘 지키는 상장회사도 지배구조가 바람직하지 않은 기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현행법에 맞게 개정안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보다 강한 규정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표현된 것은 중립적으로 바꿔 상장회사가 경영 환경과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지배구조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경련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의 개정 절차가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지배구조원을 상대로 이번 개정안에 대해 각계에서 건의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수렴 여부 등을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전경련 이철행 기업정책팀장은 "모든 기업에 적합한 단일 지배구조는 없다는 전제 아래 기업이 스스로 지배구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의 '지배구조코드'와 같이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