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과 은퇴자의 생존 미션 비교자료=미래에셋은퇴연구소
눈부신 지구를 한눈에 보고, 별들의 강(은하수)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우주.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아름다운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 순간 생사를 넘나드는 지옥일 뿐이다. 산소와 물, 먹거리가 없다면 1분 1초도 버티기 힘들다.
지난해 화제가 된 영화 '마션(Martian)'. 지구로부터 2억2530만8160㎞ 떨어진 화성에서의 생존을 그린 작품이다.
어떤 이들은 영화에서 은퇴 후 삶의 해법을 찾는 이들도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혜령 수석연구원은 "애초 한 달만 머물 예정이었으나 기약 없이 화성에서 살아야 했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상황은 '당초 기대보다 오래 살 수 있게 된' 은퇴자의 현실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60세인 은퇴자들은 기대여명인 85세(25.14년)에 맞춰 은퇴준비를 하지만, 사망분포를 보면 85세 이상 생존하는 사람이 절반(50.3%)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마션 주인공의 기지(奇智)와 길어진 노후 해법의 공통점은 ▲정밀한 은퇴준비가 필요하고 ▲소득 없는 자산을 소득원으로 확보하고 ▲자산 확대 ▲예비자산 확보 ▲사회 관계망 구축 등이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가장 먼저 식량, 산소, 물 등 물자를 확인하고 치밀한 생존계획을 세운다. 은퇴자들도 마찬가지다. 노후가 길수록 은퇴준비에서 작은 차이가 가져올 여파가 크고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성인은 열발전기를 난방용으로, 화성 탐사장치를 교신용으로, 자원을 생존에 필요한 방식으로 이용한다. 은퇴자들도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거주용인 주택을 소득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생명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일시금으로 유동화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마크 와트니가 보급품인 감자를 보관하는 대신 농사를 지은 게 생존연장의 핵심이다. 은퇴자들도 자산의 소진 시점을 연장해야 한다. 60세부터 은퇴자산의 4%를 인출 시 수익률을 3%로 높이면 소진 기간이 28년으로 연장된다. 수익률이 4%이면 34년, 5%면 43년으로 길어진다. 25년 이상 길어진 노후 시간을 활용하면 장기투자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화성인은 항상 여분을 두거나 비상용 장비를 갖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은퇴자들은 사고나 재해, 창업실패, 자녀결혼비용 등 예상을 초과하는 지출도 주의해야 한다. 60세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발병에 대비해 건강보험은 인생 후기까지 유지해야 한다.
마션의 주인공은 교신장치를 만들어 지구 사람들과 통신하는 데 성공한다. 은퇴자도 자원봉사나 친목·종교·사회단체에 참여하는 등 사회 관계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