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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경쟁으로 시작한 20대 국회

정치경제부 연미란 기자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19대 국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3당이 '합치(合致)'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자고 했지만 공약(空約)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여야가 너나할 것 없이 다시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경쟁은 당장 법안 발의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첫날인 5월 30일 하루동안 접수된 법안은 51건에 달한다.

법제실의 입법 타당성 조사를 끝낸 100여개 법안들까지 합치면 그 양은 상당하다.

시급한 현안을 다룬 법안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지역구 민원성 '포퓰리즘 입법'이나 '1호 법안' 등의 타이틀을 겨냥했다. 입법의 목적이 실적에 치우치다보니 19대 폐기된 법안을 일부 고치거나 그대로 재발의 하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무더기 입법과 무더기 폐기를 경험한 19대 국회의 자화상이다.

실제 19대 국회의 의원입법 1만5444건 중 9809건이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채 회기 종료(5월 29일)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10건 중 6건 정도가 접수 뒤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없이 휴지조각 신세가 된 것이다.

20대 국회 개원 단 하루 전 상황이다. 하루 만에 '입법 과잉' 우려를 표한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경쟁적인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출결, 법안 발의 실적 등으로 평가하는 정량 방식과 무관치 않다. 의원들의 활동 평가 방식이 단순히 근면성에 치우쳐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선거철만 되면 '최다 법안 발의 후보' 등의 수치성 홍보가 적지 않다.

51건의 법안 발의가 단순히 보여주기식 성과에 매몰된 결과는 아닐 것이다. 재탕 입법이 난무하고 민생이 우선이라는 발언이 의심스럽지만 유권자로서 정치 경험에 의한 추측일 뿐이다. 이런 추측의 시선조차 불편하다면 이후 자신의 행보를 살펴보길 권한다.

법 제정은 단순히 글자 몇 개를 수정·추가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법안 발의 이후에도 국민들에게 법안의 공정성과 정당성,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며 법통과를 위해선 동료 의원 설득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일단 접수부터 해놓고 보자는 자세로 법 통과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바꿔 말하면, 이런 자세는 당초 법 통과를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기본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을 예정이라면 불편한 추측 정도는 차라리 감수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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