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로 14명이라는 사상자가 났다. 당시 지하철 공사현장에는 지하작업자 10명을 포함해 노동자 23명이 오전 7시부터 진접읍 금곡리 주곡2교 아래 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협력업체인 '매일이엔시(ENC)'소속 직원 2명과 일용직 노동자 21명이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사람은 한 명도 현장에 없었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커 철저한 관리감독과 작업자의 안전 준수가 필요했지만 소홀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심각한 폐질환으로 이어져 큰 피해를 유발한 이른바 '옥시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형마트에서 천연 세정제와 친환경 세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디젤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제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발 황사·미세먼지가 잦아지고, 그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커진 탓이다. 몇해 전에는 사스(SARS) 병원균도 걸러낸다는 소문에 200만원 대를 훌쩍 뛰어넘는 스위스산 IQ-Air 공기청정기는 품귀사태를 빚기도 했다.
불안(不安)이라는 키워드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네 아버지 세대는 가진 것이 없기에 '불편'했다. 현 세대는 지닌 것의 크기 만큼 '불안'을 떠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옥시 사태, 미세먼지의 공습·지하철 사고 등은 간과했던 안전(安全)의 가치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고, 그 자리에는 형체를 가늠키 어려운 불안감이 자리했다.
불안(Anxiety)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 편치 못하고 조마조마한 상황을 이르거나,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한 상태를 지칭한다.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의 생활에 몰입하는 것이 방해 받는 상태인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적절한 불안(Normal Anxiety)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병적인 불안(Pathological Anxiety)에 있다. 현실적인 위험이 없음에도 불안을 느끼거나, 위험의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또는 위험요인이 사라졌음에도 그 증상이 계속되는 이상현상이다. 우리는 지금, 병적인 불안이 일상화된 삶 속에서 수많은 위험요인들이 새로운 불안을 자아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만 봐도 그렇다. 환경과학원이 공식 집계한 국내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2011년 26만1459t, 2012년 25만1804t, 2013년 24만6168t으로 연간 변동폭이 2.2~3.7%에 불과하다.
어찌된 일인지 고등어가 미세먼지 때문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국민 생선'이라는 애칭이 무색할 정도로 찬밥 신세가 됐다.
집에서 문과 창문을 닫고 주방에서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PM2.5) 농도가 2천290㎍/㎥가 발생한다는 것. 생선을 구울 때 창문을 꼭 닫고 조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등어 하나 잡는 것으로 부족한지 삼겹살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호들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업 구조조정을 보자. 언론의 행태를 보면 거짓을 조금 보태 대한민국 기업은 모두 '좀비기업'이다. 이쯤되면 멀쩡 기업도 쓰러질 판이다. 해외에서 우리 물건이 잘 팔릴리 없다. 경상수지가 이를 말해준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33억7000만달러로 2년 3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 쓰러저 가는 기업을 물건을 살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큰 문제가 없으면 대충 살라는 얘기가 아니다. 문제가 된 기업을 국민의 혈새로 연명 시키자는 말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힐링이 필요해 보인다.
불안을 치유하고, 일그러진 안전의 가치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진지한 고민과 치열한 노력이 수반될 때, 국민도 심리적 안정과 신뢰가 재차 싹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