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美 화학회사 액시올 인수에 나선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제품군 확장을 위해 미국 화학회사인 액시올 인수를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아틀랜타에 위치한 액시올은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클로로비닐과 방향족 화합물 사업을 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으로는 PVC, VCM, EDC, 염소, 가성소다 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과 2014년 연산 100만톤 규모의 에탄크래커(ECC)와 연산 70만톤 규모의 에틸렌글리콜(EG) 플랜트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CC는 셰일가스에서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엑시올은 ECC 플랜트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말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2019년 매출 15억 달러(1조7000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4년 ECC 플랜트 계약 당시 50:50으로 책정됐던 양사 지분율은 지난해 롯데케미칼 90%, 액시올 10%로 조정됐다. 액시올의 경영권 분쟁과 더불어 2014년 시작된 저유가의 영향으로 자금상황이 나빠진 게 원인이었다. 실제로, 2013년 9월 배럴당 110.53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2014년 6월부터 지속 하락해 2015년 1월 4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투자부담을 늘리면서도 액시올에 편의를 제공하며 셰일가스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액시올은 2011년부터 미국 웨스트레이크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고 있다. 웨스트레이크는 주당 22.85달러를 제시하고 오는 17일 액시올 주총에 경영진 전원 교체를 안건으로 올렸다. 액시올은 5일(현지시간) 주당 22.72달러에 장을 마감했지만 액시올 경영진은 "주당 23 달러는 액시올 가치에 비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레이크가 주당 22.85달러에 액시올을 인수할 경우 드는 비용은 16억4500만 달러(약 1조9116억원)다.
이런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엑시올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액시올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 인수에 약 3조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을 인수할 경우 기존 올레핀과 아로마틱 영역을 넘어 클로로 알칼리 사업과 PVC 등 유도체까지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 액시올이 북미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사업과 제품·지리적 포토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이 경우 액시올과 추진하고 있던 북미 ECC 플랜트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어 사업의 조기 안정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액시올을 통해 셰일가스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셰일가스는 퇴적암에 들어있는 천연가스다. 셰일은 난방·발전용으로 사용되는 메탄(70%~90%),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5%), LPG 제조에 사용되는 콘덴세이트(5~25%) 등으로 구성됐다. 매장량이 막대하고 저렴한 시추법이 개발되고 있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러시아·중국·아르헨티나 등 세계 10여 개 국가들이 셰일가스 개발을 시도했지만, 상업 개발 경험을 보유한 것은 미국과 캐나다 뿐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북미 사업 진출을 오랜 기간 검토해왔다"며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를 완결하고 매출액도 21조원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12위권 종합회학회사가 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