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인웅 기자]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유통업계에 컬래버레이션(협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동종업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등 이종업계간 만남을 넘어 최근에는 경쟁업체와의 협업으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 스트리트 패션에 빠지다
최근 백화점업계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을 오픈하면서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 편집매장 '엘큐브(el CUBE)'를 홍대입구에 선보였다. 젊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뷰티·의류 브랜드와 인기 디저트 전문점을 입점시켰다. 지난달 리뉴얼 오픈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신관에 슈즈 전문관인 '슈즈 에비뉴'와 10대 고객을 위한 '영스트리트 전문관'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달 서울 중구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오픈했다. 이곳은 기존 브랜드 중심의 쇼핑몰과는 다른 젊은 고객층 고객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는 강남점 '파미에스트리트'에 스트리트 브랜드를 한데 엮은 편집숍을 오픈했다. AK플라자는 4월에 서울 가로수길과 홍대 상권에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을 오픈했다. 가로수길 '오피셜 할리데이' 매장은 디자이너와 유통업체가 협업해 패션·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선보인다. 홍대 '태그 온'은 가성비 높은 상품을 제공하며 바이어가 직접 제조업체를 선택하고 고른 상품만을 입점시키고 있다.
◆유통+엔터테인먼트 안정 선택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최근 식품과 외식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안정적인 수입때문이라고 분석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마켓오와 비비고 등을 론칭하면서'식품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노희영 히노컨설팅펌 대표와 함께 외식업 전문 기업 '와이지푸즈'를 설립했다. 이후 서울 여의도와 명동에 '와이지리퍼블리크'를 오픈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에스엠 에프앤비 디벨롭먼트'를 설립하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외식 공간 '에스엠티 서울'을 오픈했다. 3월에는 이마트와 함께 '엑소(EXO) 손짜장', '소녀시대 팝콘',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라면' 등 PB상품을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70만개가 팔리면서 약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이마트 가전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해외 유명 DJ가 함께 꾸미는 협업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11번가는 티몬과 제휴로 전국 각 지역의 e쿠폰 판매를 시작했다./SK플래닛
◆'적과의 동침' 경쟁업체와의 협업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최근 경쟁업체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는 곳이 늘고 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는 최근 티켓몬스터(티몬)와 G마켓 등 경쟁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달 티몬과 제휴로 전국 각 지역의 e쿠폰을 판매했다. 11번가 앱에서 티몬에서 제공하는 전국 맛집 쿠폰을 비롯해 뷰티, 여가 생활 등 지역 서비스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이 11번가에 입점하면서 7대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플라자, 아이파크, 대구백화점)과 제휴 중이다.
이마트도 간편식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제품을 롯데홈쇼핑과 쿠팡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를 피코크가 이마트 PL에서 독자적인 식품 전문 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기존에 피코크는 이마트를 비롯하여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위드미, 등 신세계그룹 내 유통채널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외부 유통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G마켓은 지난달 롯데백화점과 함께 '미피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행사는 롯데백화점이 미피 캐릭터 탄생 61주년을 기념해 주관하는 'Many Mini Miffy(매니 미니 미피)' 전시 행사에 G마켓이 참여하면서 진행됐다. 주얼리, 선글라스, 가구, 식기 등 다양한 미피 관련 제품 50여종을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쟁업체와 제휴하는 것이 고객을 모으고, 제품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수요만 있다면 경쟁사의 상품이라도 취급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