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해운업계 구조조정이 용선료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조선업 구조조정도 가닥이 잡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이번 주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재조정 양해각서를 체결할 전망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용선료는 인하에 합의했고 벌크선 선주 2곳과 최종 타결만 앞둔 상태다.
용선료 협상을 마치면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에도 별다른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인하와 해운동맹 가입을 완료하면 현대상선은 앞서 마친 사채권자 채무재조정과 함께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한 숨 돌린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 가운데 해운동맹 가입만 충족했다. 해외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 재조정을 위한 1차 협상을 마쳤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협의하지 못했다. 연체했던 1000억원대 용선료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연체액은 이번 달 최대 3000억원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H라인 해운 잔여 지분과 벌크선, 일본 도쿄사옥 일부 등을 처분해 650억원을 마련한데 이어 이달 런던 사옥 매각 잔금과 상표권 수익 등으로 66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당초 자구계획안대로 4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고 용선료 재조정을 위한 구체적 내용도 곧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조건을 다 충족한다면 오는 17일 1900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을 받을 수 있다.
해운사들은 정부가 지원책으로 제시한 1조4000억원 규모 선박 펀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장기 생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정부는 펀드 지원 조건으로 부채비율 400% 이하를 제시해 이를 충족하기 위한 업체들의 고강도 자구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업 구조조정도 방향이 잡혔다. 정부는 8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담은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수주상황 악화 지속을 감안한 고강도 자구안이 담겼다.
대우조선은 도크 2개 감축과 자회사 14개 매각, 인력 감축, 임직원 임금 반납 등으로 총 5조3000억원을 확보한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 매각과 도크 가동 중단·인원감축 등으로 3조5028억원을, 삼성중공업은 거제도 삼성호텔 등 비핵심자산과 잉여설비 매각으로 1조4551억원을 마련하는 자구안을 내놨다.
채권단은 조선 3사의 자구계획에 만족을 비쳤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재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자구안이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 하나은행은 "수주전망보다 감소폭이 커져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자구안"이라 말했고 삼성중공업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자구안 규모는 작지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과 유상증자 등 유동성 대책이 포함돼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