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인웅 기자] 이마트, 소주시장 본격 진출…판도 바뀌나
이마트가 1조7000억원대 국내 소주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롯데그룹에 이어 신세계 그룹까지 주류시장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국내 주류시장에서의 유통 공룡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권 등 유통망도 갖춰져 있어 제주소주를 수출하는 데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소주' 인수를 통해 소주 제조 면허도 자연스럽게 함께 획득한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2차 산업모델로 키운후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6차 산업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종합 주류회사로 거듭나나
이마트는 제주소주 인수로 종합 주류회사의 토대를 갖추게 됐다. 이마트는 계열사인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2014년 오픈한 수제맥주펍 '데블스토어'에서 17종의 맥주를 직접 제조·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매년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 와인장터를 열고 있다. 신세계는 제주소주 인수 후 향토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과의 주문자 상표 제작(OEM) 등 대규모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라는 브랜드가 중국인, 일본인 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향후 중국, 일본 마케팅이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또 소주시장 외에도 탄산수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소주는 신규 허가를 받으면서 지하수도 개발해 놓은 상태다. 이마트는 청정 제주도 물을 활용, 물이나 음료수 사업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와 비슷한 과정을 거칠것이란 전망도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롯데아사히주류에서 아사히맥주와 스카치블루 등을 수입·판매하다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두산주류를 인수(2008년)하고 롯데주류를 만들었다. 2014년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망을 활용해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에 롯데주류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맥주시장 진출하기 전에 이미 '처음처럼'으로 주류 도매 유통망의 기반을 닦아놨다. 하지만 이마트는 전국적인 도매 유통망이 없어 업소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참이슬·처음처럼 잡을까
국내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양분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무학, 대선주조, 맥키스컴퍼니 등이 50~7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제주소주는 2014년부터 산도롱, 곱들락 등 제주지역에 소주를 판매하는 지역회사다. 제주에서 한라산, 참이슬 등에 밀리며 재무상황이 열악해졌다.
전체 소주 판매량의 65~70%에 달하는 음식점과 유흥업소에서 소비된다. 이마트가 참이슬, 처음처럼과 경쟁하려면 도매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장 특성상 빠른시간안에 도매 유통망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마트가 유통망을 앞세워 제주소주에 집중한다면 가정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한 무학과 함께 출시한 PB소주인 '일렉트로맨 소주'와 같은 새로운 PB소주를 내놓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소주를 인수한 이마트는 전국적인 유통망과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전체 소주시장은 공장 출고가 기준으로 1조7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중 65%는 업소·유흥 분야 매출이고, 나머지 35% 시장이 유통채널과 일반가정용으로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