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인웅 기자] 계속되는 오너리스크에 롯데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시작으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로비의혹, 그룹 비자금에 대한 대대적인 공개수사까지 연이어 사전이 터지면서 악재가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에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으로 반(反) 롯데 정서가 확산되면서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지만 이번 사태로 롯데그룹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10일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를 포함한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룹 측은 이번 수사의 칼날이 오너 일가를 향하고 있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압수수색 전날 입원했으며 신동빈 회장은 해외로 출장중이라는 사실 또한 석연치 않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자 그룹의 상징 제2롯데월드 건립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다.
이번 수사에 앞서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대가로 수억~수십억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안전검증을 허술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구속되면서 연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의 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호텔롯데의 상장은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 주도하에 롯데케미칼은 '2020년 글로벌 톱 10 종합화학기업'을 목표로 활발한 M&A를 진행해왔다. 이번 사태로 목표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케미칼 측은 인수 가격 등에 있어 이견이 발생했다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인수 철회의 직접적인 원인이 이번 검찰조사 때문으로 보고있다.
투명한 롯데를 만들겠다던 신동빈 회장의 계획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공산이 크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제계 5위, 1위 유통기업의 명성에 금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