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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큰 장 선 하이에나 마켓, 부실채권(NPL), 정크본드 없어서 못판다?

# 지난 4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3차례에 걸쳐 유찰됐던 가전업체 모뉴엘 제주사옥을 손에 넣었다. 모뉴엘은 수출실적을 허위로 꾸며 3조원대의 불법 대출을 받아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업체로, 제주에 본사를 옮기기 위해 사옥을 지었으나 결국 경매로 넘겨졌다.

눈물 속에 팔려 나오는 부실채권이나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경매 물건만 찾아 헐값에 사들이는 '하이에나 투자'가 늘고 있다

이들이 썩은 고기를 마다치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정부나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을 한꺼번에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큰 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의 논리에 '도박(gamble)'을 하겠는 것.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미분양이나 대물로 나온 매물, 공매로 나온 급매물 부동산은 머지않아 시장이 살아나면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다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뿌리 깊다.

◆부실채권(NPL) 큰 장 선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부실채권(NPL)은 31조3000억원(잠정)에 달한다.

잠재적 부실액도 거대한 눈덩이 같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위험 노출액만 4월 현재 50조5399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3년말 보다 4조4796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은행권 위험 노출액도 같은기간 1조4988억원에서 1조7889억원으로 2901억원이 늘었다.

한계기업도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은 2009년 2698개(12.8%)에서 2014년 말 3295개(15.2%)로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이런 경험을 한 만성적 한계기업의 비중은 2014년 말 현재 73.9%(2435개)에 이른다.

대기업들도 많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0~2015년 6년간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이 6년간 평균 78.8개나 됐다.

시장 구조도 NPL 확대를 예고한다.

옛날에는 은행이 부실채권을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떠넘겨 재무제표상 부실을 털어낸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서 은행들은 NPL을 모두 팔아 장부에서 완전히 털어내야 한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부실여신이 증가한 반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작업이 저조했다"며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부실 채권 정리 규모는 22조3000억원이었다. 2012년 24조6000억원, 2013년 24조4000억원, 2014년 25조1000억원 등 최근 4년 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기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바젤Ⅲ 등 자산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NPL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주요 공급처인 은행으로부터 매년 5~6조원 규모의 신규물량이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먹이 사냥에 나서는 곳도 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전문 NPL 투자업체를 비롯해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등 중소투자자가 가세하면서 양자구도에서 다자구도로 재편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NPL시장이 효과적인 기업구조조정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풀을 확대하고 전문적인 시장을 조성하며 특별채권 입찰시장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부펀드, 보험·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시장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감독원은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나오는 오는 7월 이전에는 시중은행 부실채권 매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운 오리 'BBB'급 회사채, 백조 됐다.

정크본드에 가까운 신용등급 BBB급 회사채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5월 두 달 동안에만 6400억원어치가 팔렸다. 올 1분기 3개월 동안 발행액(333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기관투자가의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편식으로 신용등급 A급 회사채조차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BBB급 회사채는 그간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해운업체인 폴라리스쉬핑은 총 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목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수요예측 참여 최소금액(100억원)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사실상 유효수요는 없었던 셈이다. 두산건설(BBB-)도 지난 10월 2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20억원의 수요를 모집하는데 그쳤다. 같은 해 9월에는 이랜드월드(BBB+)가 수요예측 결과 600억원 모집에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다.

신용등급이 BBB+인 AJ네트웍스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770억원의 투자 주문이 들어왔다. 1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인 만기 1년 6개월짜리에 250억원, 200억원어치 발행 예정인 2년짜리에 5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유통시장에서도 부실 기업 채권이 흥행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무재조정 안이 가결되면서 부도 사유가 해소되자 한때 4000원대로 추락했던 회사채 가격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손소연 연구원은 "'BBB'등급 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기업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박태우 연구원은 "아이러니하게도 BBB급은 A급보다 차라리 나은 수급 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이 고위험 저유동성 채권에 대한 수요는 다름 아닌 리테일 투자자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경매와 낙찰 건수가 늘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 대비 1203건 증가한 1만2155건으로 올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낙찰 건수는 4901건으로 최근 7개월 내에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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