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대 국회 개원연설차 13일 국회를 방문,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장 접견실을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여소야대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연설 내용 대부분은 국회와의 대화보다 법안처리에 대한 당부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에서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운영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분홍 계열 재킷과 회색 정장바지를 입고 국회에 모습을 보였다. 여소야대 협치를 강조하기 위해 진한 계열의 색보다 부드러움을 상징하는 연한 계열의 의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개원연설은 경제 위기로 시작해 곧장 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 촉구를 위한 본론으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청년 실업, 노후 불안, 중소 자영업자들을 예로 열악한 경제상황을 거론 "국민들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운을 뗀 뒤 "20대 국회에서는 이런 민생과 직결되는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돼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민생경제법 처리를 강조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조선산업의 역량과 기술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원칙에 입각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대량 실업에 대한 대안 마련으로 노동법 통과를 촉구했다. 구조조정 과정 중 불가피한 실업에 처한 근로자들이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가 혜안을 가지고 뒷받침해달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노동시장의 선순환 구조와 사회안전망의 강화 없이는 구조조정이 성공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보험법과 파견법 등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의 20대 국회 내 처리를 재차 요청했다.
아울러 경제 재도약을 위해 규제개혁과 창조경제·문화융성, 해외 신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박 대통령의 작은 해외 순방 등을 꼬집는 언론 보도가 잇따른 데 따른 반박성 설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세계 시장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고 우리가 찾아야 할 미래"라며 "제가 이런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비핵화 없이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고사시킨다는 북핵 문제 해법도 고수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지난한 과제 달성은 의지의 싸움"이라며 "정부는 국제사회가 단합된 입장 하에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다할 것이다.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를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는 구절을 인용해 "20대 국회가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서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취임 후 다섯 번째이자, 역대 대통령으로선 20번째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A4용지 13장 분량으로 약 20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 5부요인, 각당 대표·원내대표들과 15분 가량 환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