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무엇을 감당하시겠습니까?

정치경제부 연미란 기자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20대 국회의 상임위 배정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상임위는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전문 분야의 위원들이 나눠 논의하는 곳이다. 의원 300명이 쏟아내는 각종 분야의 법안을 16개 전문 분야 상임위(2개 특위 제외)가 맡아 살펴본 뒤 적절성과 실효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임위 배치의 핵심이 전문성 살리기라는 얘기다. 상임위원장과 소속 의원들 역시 300인의 의원들로 구성된다.

그런데 20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말썽이다.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2년인 임기를 1년씩 나누는 '쪼개기' 편법이 등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은 뒷전이 됐다. 다선 의원들이 한정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기 위해 임기를 쪼개면서 '감투 돌려먹기'로 변질된 것이다.

이번 국회의 경우 16개 상임위 위원장 중 4명이 해당 상임위 경력이 전무하다. 임기 쪼개기로 1년 뒤 위원장이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상임위 경험이 전무한 위원장은 7명으로 늘어난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배치된 소속 위원들도 적지 않다. 이는 특히 비교섭 단체, 초선 비례대표일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의정 경험이 없다보니 정하는 대로 가라는 식의 짬짜미가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편법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 "지적과 채찍질은 제가 모두 감당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일을 벌여놓고 예상가능한 지적과 채찍질을 감당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국민들로부터 매일 쓴 소리를 듣는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치권이 감당해야 할 것은 그 이후다. 비전문 위원장이 법안 심의를 더디게 하고, 그 결과가 폐기로 이어진다면 이건 원내대표 한 사람이 감당할 일을 넘어선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에도 여야 이해관계에 따라 법안이 폐기되는 경우를 우리는 끊임없이 봐왔다. 법안 하나에 '단기' 위원장 4명이 개입하는 구조가 결국 법안 통과율을 낮추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상임위 배정은 '합치'를 엉뚱한 데 적용한 결과다. 지도부와 다선 의원들간 돈독한 정치 구태가 이 같은 관행을 재현한 셈이다.

정치권이 할 일은 비판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전문성을 갖춘 한 명의 위원장이 2년 임기를 채우는 것, 즉 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