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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신동빈 회장의 요람 롯데케미칼, 어떻게 성장했나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야경. 이 공장에서는 PC(폴리카보네이트)와 ABS 수지의 원료 등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검찰의 롯데케미칼 압수수색을 계기로 롯데케미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이 지난 15일 롯데케미칼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롯데케미칼이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300억원대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90년대 경영수업을 시작한 요람이다. 1981년 일본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던 신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자리를 옮긴 후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합류하며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호남석유화학 상무와 부사장을 거치며 경영 역량을 키운 신 회장은 화학 사업에 큰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힘을 실어준 결과, 1990년 당시 매출 2800억원 수준이던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주력 계열사로 부상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지난해 1조6111억원을 달성해 그룹 영업이익의 37%를 차지했다.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8578억원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어떻게 16년 만에 42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규모 작았던 호남석유화학… 해답은 M&A

호남석유화학은 LG화학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2003년 1월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했다. 에틸렌 기준 연 45만톤을 생산하는 1단지와 60만톤을 생산하는 2단지를 두고 어느 회사가 차지할 것인지 갈등이 있었지만, 당시 신동빈 부회장이 호남석화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보다 규모가 크고 최신 설비인 2단지를 차지했다. 현대석유 2단지를 인수한 호남석화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여천NCC(연 143만톤) 뒤를 잇는 연 132만톤으로 확장됐다.

2004년 롯데호텔 정책본부로 자리를 옮기며 그룹 후계자 지위를 다진 신 회장은 공격적인 M&A행보를 시작했다. 호남석화는 같은 해 7월 KP케미칼 지분 53.78%를 인수한다. KP케미칼은 최근 공급과잉 이슈가 있던 테레프탈산(PTA) 연 110만톤과 그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연 70만톤을 생산하는 회사다.

호남석유화학은 현대석유화학과 KP케미칼을 인수하며 매출 규모가 5조원으로 커졌고 그룹 내 주력사업으로 발돋움했다. 같은 시기 신 회장은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 확보를 위해 에쓰오일 인수도 추진했다. 신 회장이 에쓰오일, 아람코와 접촉하며 정유업 진출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해외 진출과 석화 3사 통합… 롯데케미칼의 시작

2010년 KP케미칼이 영국 아르테니우스를 인수하고 호남석유화학은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했다. 아르테니우스는 PTA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생산 기업으로, KP케미칼 영국 자회사 롯데케미칼UK에서 260억원에 사들였다. 롯데케미칼UK도 PTA와 PET 생산 업체로 2011년 공장 증설을 추진했다. PET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병, 필름 등의 재료다. 소비가 많은 품목이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해진 탓에 2013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봤다. 결국 KP케미칼은 PTA 생산을 중단하고 투자금 1388억원을 손실처리했다.

아르테니우스보다 규모가 컸던 말레이시아 타이탄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타이탄은 연간 올레핀 110만톤, 폴리머(합성수지) 150만톤, 부타디엔 10만톤, BOPP(이축연신 폴리프로필렌) 3만8000톤 등을 생산한다. 말레이시아 PO(폴리올레핀) 시장의 40%, 인도네시아 PE(폴리에틸렌) 시장 30%를 점유할 정도로 동남아 입지가 강한 기업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4분기 LC타이탄 부문에서 영업이익 89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130억원) 대비 590.6% 증가한 액수다. 2017년에는 약 3000억원을 들여 타이탄의 NCC(나프타 분해설비)도 증설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3개 석유화학회사 구조조정을 지휘한 신동빈 회장은 2012년 석화 3사 통합을 마치고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 삼성정밀화학 등을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총 3조원에 달해 국내 화학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로 꼽혔다. 사진은 롯데첨단소재 전경.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삼성과의 빅딜

M&A를 거듭하며 규모를 키웠지만 신 회장이 꿈꾼 글로벌 종합화학회사까진 갈 길이 멀었다. 석유화학회사는 포트폴리오 확장과 수직계열화가 중요하다. 석유를 분해하는 과정부터 최종적으로 나오는 다양한 제품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해야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간 재료를 타 회사에서 구입하는 것은 생산가격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만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를 추진했다. 그룹 재편을 구상하던 이 부회장이 이에 응하며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부문이 롯데에 편입됐다. 에틸렌 등 범용 화학제품에 이어 메셀로스 등 정밀화학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기존에 생산하던 BD와 SM(스티렌모노머)를 재료로 하는 ABS수지 생산도 가능해진 것이다.

신 회장은 2013년 우즈벡을 직접 방문, 현지 당국을 설득하며 수르길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미국 액시올과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ECC)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을 하는 등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를 위해 뛰어왔다. 화학입국이라는 본인의 꿈을 실현하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액시올 인수가 무산되고 ECC사업 차질이 예상되는 등 향후 신 회장의 꿈 실현에는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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