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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사장님, 종업원들 좀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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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나빠요!"

몇년 전 유행했던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들어 익숙했던 말이 요즘 다시 회자되고 있다.

경남 창녕군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 노동자 4명이 밀린 월급 440만원을 동전으로 받은 게 알려지면서다. 더 기가 차는 건, 이 동전들을 곱게 준 것도 아니고 100원짜리, 500원짜리 등 무려 2만2800여개를 컨테이너 사무실 바닥에 쏟아 놓은 뒤에 가져가라고 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동전을 쏟아부은 건축업자를 나쁘다고 비난하기 전에, 왜 그랬는지 그 사람의 말도 들어보자.

해당 건축업자는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늦게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급여가 하루 이틀 밀렸다는 이유로 이들이 작업 현장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왜 일을 하러 나오지 않느냐고 했더니 일을 시키려면 돈을 달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가 나서 동전을 준 것이라고 한다.

양측의 말을 다 듣고 보면 어느 한 쪽만 비난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일을 했는데 돈을 받지 못해 출근을 안 한 것이다. 그 나라의 정서나 사고방식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반면 고용주 입장에서 보면, 본인도 원청업체에서 돈을 못받았는데 며칠 늦게 준다고 일을 안 나오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을 것이다. 돈을 동전으로 바꿔온 정성도 갸륵하다.

 

순간적으로 '욱' 하는 마음 정도였다면 번거롭게 440만원을 은행에서 동전으로 바꾸고, 밀린 돈을 줄테니 사무실로 오라고 전화해서 동전을 쏟아붓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인도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아무리 건축업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도 이들에게 동전을 던져 놓으면서 각자 받아야 할 돈을 알아서 가져가라고 하는 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동전을 줍는 모습을 보고 속이 시원했을까. 그럴 정도로 그 사람들이 미웠을까.

이런 '사장님'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만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임금체불은 29만5677명의 근로자들에게 발생했다. 지난해 임금체불 총액도 1조2993억원에 달한다.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이 많지만 도소매, 음식숙박업에서 임금체불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임금체불뿐만 아니라 '사장님'이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각종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많다. 종업원에게 막말을 하거나 여종업원에게 성희롱, 성추행을 하는 사업주들도 많다. 일부는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만 대부분 그냥 묻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사장님'들도 한 때 남들로부터 월급을 받는 종업원 시절이 있었다면, 그 때를 생각하며 종업원들을 좀 인간적으로 대해주자. 물론, 종업원에 따라 경우에 없는 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내가 갈 데가 없어서 여기 있는 줄 아느냐'는 자세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과 같은 수준에서 행동을 하면 '사장님'들이 비난을 받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고용주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런 갑질을 하는 소수의 '사장님'들 때문에 대다수의 선량한 '사장님'들이 도매급으로 넘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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