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소재의 대중화…영화부터 공연까지
트렌스젠더, 여장남자 등 성소수자 다뤄
최근 영화 '아가씨'가 화제작으로 떠올라 수많은 관객을 모았다. 90년대만 하더라도 당대 최고의 스타 장국영, 양조위가 출연하고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까지 수상한 영화 '해피투게더'는 동성애라는 소재때문에 국내 수입불가 판정을 받고 1년간 심의유예를 거쳐 일부 장면 삭제 후 개봉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동성애 소재가 영화, 드라마, 공연 등을 통해 다양하게 해석돼 대중에게 보여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조선시대 남사당패 여장 광대 공길(이준기)을 둘러싼 관계를 그려내며 개봉 당시 역대 흥행 1위를 기록,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등 화려한 캐스팅과 파격적인 노출씬으로 화제를 모았던 '쌍화점', 그리고 최근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가 동성애 소재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성(性)소수자에 대한 소재는 일찍이 무대에서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다.
트렌스젠더, 드래그 퀸을 소재로 한 뮤지컬 '헤드윅'은 1998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2005년 국내에 라이선스 수입돼 10년 동안 수백 회 전석 매진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최근에는 뉴메이크업이라는 타이틀로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변요한, 정문성이 무대에 올랐다.
또 CJ E&M이 작품 개발 단계부터 공동프로듀서로서 참여해 화제가 된 뮤지컬 '킹키부츠'를 비롯해 게이 부부와 그들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 여장남자 스파이의 실화를 다룬 연극 'M.Butterfly' (엠버터플라이), 시대에 따라 동성애에 대한 다른 사회적 시선과 사랑을 표현한 연극 '프라이드' 등 동성애뿐만 아니라 드래그 퀸, 트렌스젠더, 여장남자 등 성소수자를 다룬 공연들이 꾸준히 올라오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 오프 브로드웨이 작 '베어 더 뮤지컬' 역시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남학생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작품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성애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사랑, 현실 앞에서의 고민과 방황, 갈등 앞에 주인공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인기에 힘입어 오는 2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의 재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계에서 불고있는 이러한 변화는 대중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접하기 어려운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 대 인간으로써 그들의 가치관, 정체성, 사랑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이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