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인색한 한국증시 자료=블룸버그, 유안타증권각국 대표지수 기준
어렸을 적 '개미와 배짱이' 얘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다. 뻔한 애기다. 개미처럼 평상시에 열심히 일 하고 저축 하라는 훈계다.
기준 금리 연 1.25% 시대에 배당투자자들의 '롤 모델'로 개미들의 지혜가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 맞춰 배당 성향을 높이기 시작했고,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배당주에 대한 자금 유입이 늘면서 배당지수는 코스피 성과를 웃돈다. 여기에 배당주는 배당 수익과 함께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투자처라는 분위기가 퍼졌다.
통상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금리 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428개였다. 2013년 214개, 2014년 314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기준금리의 3배가 넘는 성과를 낸 종목도 지난해 41개나 됐다.
두산, 한국전력, 지역난방공사, 천일고속, 현대증권, 맥쿼리 인프라, 메리츠종금증권, 한양증권, 동양생명, 부국증권, 인포바인, 네오티스, 청담러닝, 정상제이엘에스, 화성, 삼본정밀화학, 유니퀘스트, 서원인텍, 와이비엠넷 등이다.
기준금리 3배이상 배당을 지급한 종목 (음영 부문)자료=유안타증권
2014년 6개, 2014년 7개에서 급증한 것이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주식은 예금보다 위험자산이지만, 배당수익이 예금이자를 크게 웃돈다면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종목을 6월에 매수한다면 기준금리 대비 연율로 6배가 넘는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환경도 좋다.
세계적으로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배당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가 2014년 도입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기업의 배당 증가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의 현금 배당액은 사상 최고치인 2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대비 27.6% 증가한 것이다.
배당수익률도 2013년 1.1%, 2014년 1.3%, 작년 1.7%로 점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 지급 배당금 총액 비율)은 여전히 낮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을 기준으로 지난해 전 세계 평균 배당 성향이 44.6%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19.4%에 머물렀다. 아시아권인 중국(31.1%)이나 일본(31.3%)에 비해서도 낮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기반한 투자 아이디어는 '작년에 배당소득 증대세제 혜택을 받았던 기업은 올해도 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점이다"면서 "작년에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적용 받은 기업들 중 현재 배당수익률이 높게 유지되는 종목들을 배당투자의 대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