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극장 전성시대' 대학로 벗어난 연극·공연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활개
최근 대학로를 벗어난 지방자치단체 지역 극장의 연극·공연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연극의 메카'였던 대학로는 2005년 대학로 문화특구 지정 이후 땅값이 폭등하고 예술가들이 퇴거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경험했다. 이에 극단들은 타 지역에서 새로운 연극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공유형 극장을 운영해 보기도 하고, 지방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왔다.
이러한 탈대학로 운동 이후 새롭게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흐름이 생겨났다. 바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예술회관과 예술단체의 상호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조성하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각 지역문화재단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명 '문예회관 레퍼토리 제작 개발 지원'이다.
이 사업을 통해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장르의 예술단체들이 지자체 공연장의 안정적인 상주 시설에 기반하여 작품을 창작하고 지역 문화와 협업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자체 공연장에서는 초등학생 저학년과 청소년을 겨냥한 가족극과 어린이 연극을 주로 다룬다.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강동아트센터, 강남구 오유아트홀이 있다.
구로아트밸리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를 선보인다.
30년간 대학로를 중심으로 세대와 장르를 뛰어 넘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온 극단 아리랑이 구로아트밸리 상주단체가 되어서 올리는 첫 작품이다.
친엄마지만 전쟁 통에 아이를 버린 귀족여자, 천민이지만 아이를 거둬 키운 하녀. 둘 중 누가 진짜 엄마일지 술주정뱅이에 망나니 판사의 심판을 받는 내용을 그린다.
극단 아리랑 김수진 대표는 "대학로의 위기를 겪으며 지역에서의 연극 활동과 커뮤니티 연극이라는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했다"며 "여전히 혼란기인 지금은 연극의 춘추전국시대에 지역민과 함께 하는 연극, 시민이 참여하는 연극들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새로운 연극의 전성시대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4일부터 25일에는 강동아트센터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한다. 셰익스피어를 새롭게 그려내 세계가 극찬한 우리 연극이다. 동양의 색채와 미학을 살린 미장센, 흥겨운 사물악기 연주와 한국무용의 향연이 펼쳐진다.
내달 6일부터 9일까지 강남구 오유아트홀에서는 '천하무 뽕'이 지역 관객들을 만난다. 어린이극 전문 창작 집단인 극단 마실이 주관한다. 민담 '방귀쟁이 며느리'를 현대화해 각색한 작품으로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줄 공연이 될 것이다.
공연장 상주단체의 지역 극장에서의 공연을 통해 연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