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한 9개 은행과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 출시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이 중금리 대출 연계 보증보험 협약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조재현 우리은행 부행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최종구 서울보증보험 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황인산 KEB하나은행 부행장./금융위
사잇돌 대출의 보증구조. 서울보증보험이 원금을 전부 보장하되, 지급 보험금이 보험료를 150% 초과했을 경우 은행이 추가 보험료를 납부한다. 손실을 분담하는 구조다. 서울보증보험의 중신용자 전용평가 모형에 따른 보증요율과 한도를 산출한다./금융위
중신용 서민들을 위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이 다음달 5일부터 은행에서 판매된다.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했거나 이용가능성이 있는 신용등급 4~7등급의 중신용자로, 기존 은행상품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가 타겟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한 9개 시중은행과 중금리 대출에 연계되는 보증보험 협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부터 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KB국민·수협·제주·전북은행 등에서 중금리 대출상품이 판매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 출시 준비상황을 점검하며 "중금리 시장 활성화는 서민들의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권 전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박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이번 '사잇돌' 대출의 출시는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가 되고,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겐 은행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사회 초년생이나 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이 있으나 은행 대출이 어려운 고객,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중금리 대출로 전환하려는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은행권 중금리 상품의 경우 1~3등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고, 손실 우려 등을 이유로 다소 보수적으로 운용해 왔다면, 사잇돌 대출은 시장 원리에 따라 상환능력이 있는 중위소득·중신용 서민을 타겟으로 리스크에 상응한 금리로 대출해 준다. 손실분담구조를 통해 은행의 보다 적극적인 운용을 뒷받침한다.
대출 한도는 1인당 최대 2000만원 이내이다. 다만 상환능력 평가와 성실거래실적, 부채 수준 등 상환여력에 따라 차등된다. 대출기간은 거치기간 없이 최대 60개월 이내 원(리)금 균등상환이다. 대출금리는 보험료와 은행 수취분을 포함해 6%에서 최대 10%대로 예상된다. 성실 상환이나 거래실적이 있는 경우 은행별 방침에 따라 금리가 우대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대출 대상은 재직기간 6개월 이상 근로소득자의 경우 2000만원 이상 소득이 있어야 한다. 동일직장 기준이나 90일 이내 이직한 자의 전 직장 재직기간도 포함한다. 1년 이상 사업소득자의 경우 1200만원 이상 소득이 증빙돼야 한다. 1개월 이상 연금수령자도 마찬가지로 1200만원 이상 소득 증빙이 필요하다. 2개 이상의 소득을 유지 중인 경우 합산하여 인정한다. 일반 소득 증빙뿐 아니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또는 건강보험료 납입실적에 따른 환산소득도 인정한다.
소득요건 등 대출요건 충족이 증빙되는 경우 창구나 모바일에서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 9개 은행 전국 지점에서 방문 상담을 통해 즉시 대출이 실행된다. 오는 9월 중으론 대구·부산·경남·광주 등 4개 은행에서 추가적으로 출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운용성과에 따라 대출한도나 금리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