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관령에 설치된 LG유플러스의 태양광 LTE 기지국. 장맛비가 내리던 24일에도 LG유플러스의 태양광 LTE 기지국은 안정적인 발전량을 보여줬다.
[평창(강원)=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전기공급이나 통신선로 구축이 어려운 해발 800m 이상 산간·도서 지역에서도 통화나 인터넷 이용을 끊김없이 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의 '태양광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개통 덕분이다.
LG유플러스는 전기가 닿지 않는 대관령(강원 평창), 오서산(충남 보령), 계룡산(충남 계룡) 등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개통,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이들 지역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지국 운영이 어려웠다.
태양광 LTE 기지국이 개통됐다는 소식에 지난 24일 강원 평창군의 대관령을 찾았다. 트랙터를 타고도 15~20분을 더 올라간 오지다.
현장을 찾은 이날은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해발 832m 대관령 정상은 안개로 인해 눈앞에 사물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이용자는 평소와 비슷한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동영상 시청도 자유로웠다.
LG유플러스가 전국에서 네번째로 개통한 태양광 LTE 기지국 때문이다. 직접 본 대관령 기지국은 가로, 세로 약 2m 정도의 비교적 작은 규모였다.
최성준 LG유플러스 원주 기술팀 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오서산을 비롯한 계룡산, 대관령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LTE 기지국은 운영에 필요한 전기를 태양광 발전으로 자체 생산하는 통신 장비다. 광케이블이 설치돼 있지 않아도 무선으로 구축·운영이 가능해 험준한 산악 지역이나 외딴 섬 등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력을 ESS(에너지 저장장치)에 저장하는 개념이다. LTE 기지국에서는 원격 모니터링과 제어 기능을 구현한다.
최 팀장은 태양광 LTE 기지국 구축을 위해 LG그룹 기술을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패널의 낮은 효율과 짧은 배터리 수명 등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태양광 패널에는 LG전자의 기술, 배터리에는 LG화학 기술이 총동원 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 전력 효율은 19.2%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태양 없이 흐리거나 비가 쏟아지는 이런 날도 평소보다 생산 전력량이 절반으로 낮아질 뿐, 충전이 된다. 또한 전력이 완전 차단된 상황에서도 48시간 정도 기지국 운영이 가능하다.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이용하면 현장까지 직접 가지 않아도 기지국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장마철과 같이 장기간 기상환경 악화로 전력 생산이 어려울 때 서비스 시간도 제어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많이 사용할 시간에 맞춰 발전량을 조절하는 식이다.
집도 몇 채 없고, 인적도 없는 산간 지역에서 LTE폰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LG유플러스는 "여가 생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결과"라고 말한다. 전국 둘레길이 활성화되면서 최근 늘어난 등산객을 위한 서비스라는 것.
우리나라는 인구 기준 이동통신 서비스 커버리지가 99.9%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산간·도서 지역은 아직도 이동통신 서비스 환경이 열악하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관령은 인적이 드문 산악 지역이기 때문에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고립되는 재난사고 발생 시 잘 터지지 않는 휴대폰 탓에 응급사고 대처가 쉽지 않았다. LG유플러스의 태양광 LTE 기지국 구축으로 대관령 등산객들은 산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사고나 집중호우로 인해 고립되는 재난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가 가능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유플러스는 태양광 LTE 기지국은 일반 기지국보다 구축·운영 비용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LTE 기지국 구축 비용은 대략 6000만~7000만원으로 기존 기지국 대비 절반 비용이다. 전기선로나 통신선로를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존 기지국은 오지에 설치할 경우 전기선로와 통신선로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설치 후에도 야생동물이나 자연 재해 등에 전기나 통신 케이블이 훼손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특히 바람이 강한 오서산에는 풍력 발전기 연계를 통해 태양광에서 부족한 전력을 보충, 발전량을 극대화했다"며 "올해 내에 산간도서 지역 21개소까지 추가로 개통,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추후 계획을 밝혔다.
다만 기지국 설치에 따른 인·허가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국립 공원 등에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6~7번의 인허가를 거쳐야 하다보니 설치의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