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8일 발표한 '201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의 IPTV의 방송사업매출 및 영업손익 현황. IPTV 방송사업 영업손익은 지난해 1조5739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 적자 상태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나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1조5739억원 흑자" vs "3000억원 적자"
정부가 발표한 '201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가 실제 산업 현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배포한 '201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에서 IPTV 방송사업 영업손익은 지난해 1조5739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해 적자 상태를 벗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IPTV 산업 현황과 달라 일반 국민에 착시현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방통위의 재산상황 공표에는 지난해 말 방송법 개정 사항을 반영해 IPTV 사업자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문제는 방송사업 이외의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이 이 자료에 모두 포함돼 마치 IPTV 사업 자체가 흑자로 전환한 것처럼 포장됐다. 순수한 IPTV 사업 영업손익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방통위가 발표한 재산상황 공표는 법인 전체의 IR 기준으로 작성돼 IPTV 방송사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회계분리 기준에 따른 IPTV 3사의 영업손익을 따지면 흑자전환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회계분리 기준에 따른 IPTV 3사의 방송사업 영업손익은 지난해 적자규모가 약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자료와 비교하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차이다.
특히 자료에서 KT의 경우 2014년 71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8639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1조5833억원 영업손익이 증가했다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실제로 단기간에 이런 수익을 낼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KT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보면 IPTV·나스미디어 등을 포함한 미디어·콘텐츠 수익은 지난해 1분기 3838억원, 올해 1분기 4423억원을 기록했다. 방통위 자료와 거리가 먼 것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법 규정에 따라 전체 영업손익을 공표한 것"이라며 "자료에도 기재했듯이 방송사업 이외에 통신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손익도 포함된 수치"라고 해명했다.
업계는 IPTV만 따로 떼내 분리공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이 아직까지 적자 상황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금방 아는 내용이다. 방통위가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하지는 못한 것"이라며 "방송 사업만 쪼개서 정확하게 비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1조5739억원이란 흑자 규모는 어떤 식으로 봐도 무리가 있다. 지난해까지 계속 적자상태였는데 흑자전환될 정도로 크게 수익이 나지는 않았다"며 "상당 부분이 다른 수치가 가미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PTV 업계에 따르면 IPTV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서비스 사업자 3개사의 총 누적적자는 IPTV 상용화가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3조원을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한편, IPTV 사업자의 흑자전환은 지상파 방송사의 가입자당 재송신료(CPS)와 PP수신료 인상 등으로 더뎌지고 있다. IPTV 3사는 지상파 방송사와 가입자당 CPS를 올해부터 3년 내 400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키로 합의 한 바 있다. 프로그램 사용료(PP)도 8%가 올라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