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할 경우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민간 자금이 M&A 시장으로 흘러들어 벤처 생태계를 살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시 민간자본을 많이 유치한 벤처캐피털을 우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7일 '투자활성화대책'에 중소·벤처 혁신역량 강화 방안을 담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금융기관을 포함한 내국법인이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벤처펀드에 출자할 때도 출자금액의 5%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하고 내년 세법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선 개인이 벤처에 투자하면 소득공제나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혜택을 주지만 일반법인에겐 세제 혜택이 없다.
또 일반법인이 벤처기업에 출자한 것도 기업소득의 환류로 인정되는 투자 범위에 포함하도록 올해 4·4분기(10∼12월)에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벤처 출자를 투자로 인정받으면 사내유보금이 줄어 세금을 추가로 낼 부담이 줄어든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 1·4분기(1∼3월) 중으로 모태펀드 출자를 평가할 때 민간 자본 모집 실적이 높은 벤처캐피털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모태펀드는 중소기업청,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등 정부가 출자해 조성한 것으로 벤처캐피털은 여기에 민간 부문의 출자를 더해 모태자펀드를 만들어 중소·벤처기업에 지원한다.
벤처캐피털 평가에 민간자본 모집 수준을 반영하면 벤처캐피털이 나서서 민간자본을 유치하려 할 것이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다음 카카오의 록앤올(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김기사) 인수와 같은 기술혁신형 M&A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인도 강화한다.
정부는 현재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이 다른 업체의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인수하거나 다른 업체와 합병할 때 기술가치 금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인수되는 법인이 비상장회사면 주식인수 비율이 50%를 초과해야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어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피인수법인이 상장회사면 주식의 30%만 초과 인수해도 혜택을 받는다.
또 피합병법인이나 피인수법인의 주주에게 지급하는 대가 중 현금 지급비율이 80%를 넘어야만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점도 기업 간의 M&A 활성화의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정부는 올해 4분기에 기술혁신형 M&A의 주식인수비율 요건을 상장회사와 같은 수준으로 완화하고 피합병법인·피인수법인의 주주에게 지급하는 대가 중 현금 지급비율을 50% 초과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면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촉진하고자 상생협력의 수준을 계량화한 지표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공공조달 입찰에서 가점을 받거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를 일정 기간 면제하는 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
창업기업의 주식을 투자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전용 장외시장(KSM)을 올해 4분기에 개설, 증권회사의 중개 없이 투자자 간 직접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채널을 다양화한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해 참여할 수 없었던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우수 R&D 컨설팅기업에서 사업계획서 작성을 배우는 사업도 내년 1분기에 추진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이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중요한 스톡옵션(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회사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제도)의 과세특례도 확대한다.
현재 정부는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를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데, 적격스톡옵션의 행사가액은 연간 1억원 이하여서 너무 낮다는 업계의 건의가 있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이번 대책의 핵심은 벤처투자 시장에 민간자본 유입을 확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창업·벤처기업에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선배기업들의 벤처기업, 펀드에 대한 투·출자 확대는 후배기업의 자금조달과 함께 선배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