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은행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오는 8~9월, 11~12월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인터넷전문은행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송금과 결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 음원이나 게임포인트와 같은 형태의 이자지급 등 구체적인 서비스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 210여 명에 달하는 추가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 제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운영에 힘을 더했다.
임 위원장은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때 카드·보험·금융투자업 겸영업무 본인가도 함께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 오프라인 창구로 이용
케이뱅크는 올 4·4분기 연 5~6%대 중금리 신용대출을 내세워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선다.
안효조 케이뱅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KT의 통신데이터, BC카드의 결제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중금리 대출과 금리가 낮은 간편 소액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다양한 상품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이동식 예금을 선보인다.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정기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케이뱅크는 "해당 상품은 기존 은행권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자부했다.
휴대폰번호나 이메일, SNS 계정 등만 알면 바로 송금이 가능한 간편송금 서비스도 선보인다. 최소한의 인증절차만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계좌간 직거래 개념의 모바일 직불결제서비스도 출시한다. 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수수료가 거의 없다. 이 외에 오프라인 영업채널 극복을 위해 주주사로 참여한 편의점 GS25시를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케이뱅크는 이날 하반기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최대 120여 명을 추가 채용한다.
◆예금이자, 음원(멜론) or 게임포인트(넷마블)로 지급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친구와 대화하듯 쉽게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서비스를 도입한다. 계좌번호 입력 없이 카카오톡 친구끼리 돈을 보낼 수 있는 방식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불편한 송금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원할 경우 저금리에 따른 연 1%대의 사실상 의미 없는 예금이자 대신, 카카오뱅크 주주로 참여하는 음원업체 '로엔(멜론)' 음원이나 게임업체 '넷마블' 게임포인트 등 비(非)현금성 이자로 선택해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주주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신용평가를 통해 중금리 대출에도 나선다. 기존 은행권이 자체 거래내역과 신용조회회사(CB) 데이터만으로 신용평가하는 것과 달리 G마켓, 예스24, 옥션 등 주주사의 소비사 결제정보 등을 더해 신용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G마켓과 옥션을 통해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에게 특화한 대출 상품도 출시한다. 결제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보증서 없이 대출해 줄 계획이다.
카카오택시·G마켓·멜론·넷마블 등에서 모두 쓸 수 있는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도 도입한다. 이 외에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봇'도 선보인다.
윤 대표는 "포인트의 다양성을 높여 디지털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경계의 종말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수시채용 방식으로 정보기술(IT) 등 분야에서 9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