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실적 및 주요 투자지표단위:십억원, 원, %
증시 속담에 '덩치 큰 놈이 수레를 끈다'고 했다.
7일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그 주인공이었다. 올해 2·4분기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소식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을 잠재우고 여의도 증권가 영업장의 전광판을 빨갛게 물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96포인트 오른 1974.08까지 반등했다.
시장에선 '구속(성장성)'과 '구질(내용)'을 볼 때 삼성전자가 당분간 한국경제와 증시의 '제1선발'로 나설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코스피 2000선 안착 시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것.
◆3분기도 장밋빛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5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164만 2400원이다. 이는 3개월전 평균 목표주가인 153만 4348원에 비해 7%나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등은 170만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것은 실적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8조1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7조3800억원)를 한 참 웃도는 성적이다. 갤럭시S7의 판매 증가로 주력인 IT·모바일(IM) 부문에서 최소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4년 2분기의 4조4200억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퀀텀닷(양자점) 소재의 SUHD TV와 에어컨 등 CE(소비자가전) 부문 수익성이 기대치를 크게 웃돈 것이 깜짝 실적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3분기에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할 만하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51조4000억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아이폰7의 출시 시점과 판매호조여부가 하반기 삼성전자 휴대폰 실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삼성전자의 구조적인 경쟁력 상승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힘, 코스피 2000에 재도전
삼성전자 덕분에 이날 코스피는 1974.08에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15~16%대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 개선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의 2000선 안착 여부에 쏠리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5%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발생했을 때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4거래일간 강세를 보였다.
또 8번의 서프라이즈 중 6번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2.7%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보다 9.76% 높았다.
2009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 같은 방향 이었던 날은 전체 기간의 74%였다.
삼성전자의 성장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올 1·4분기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0.48% 감소했다. 2·4분기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50곳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33조2691억원 가량이다. 한 달 전 보다 2.18% 상향 조정된 수치다. 하지만 8.94% 상향 조정된 삼성전자를 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신한금융투자 김영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발생 시 이후 1개월 간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평년 대비 1.1%포인트 상향됐다"면서 "반도체와 가전 업종의 12개월 예상 EPS도 평년 대비 각각 4.0%포인트, 9.4%포인트 올라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