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들이 올레tv 시청 중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TV-모바일 연계 쇼핑 서비스 '쇼핑Now'를 시연하고 있다. / KT
[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문형비디오(VOD)를 시청하는 중 눈에 띄는 아이템이 있다. 송혜교가 착용한 목걸이다. 이 때 리모컨의 쇼핑 버튼을 누르면 해당 상품의 정보가 TV 화면에 나타난다.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해당 쇼핑몰 상품 경로(URL)가 전달돼 목걸이를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상상 속 장면이 현실화 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덕분이다.
정보화진흥원의 빅데이터 시장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지난해 2623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30% 성장했다. 서비스 부문 비중은 19.5%로 세계 시장 27.8% 대비로 다소 부족하지만 고객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통신 서비스는 가입자의 통신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구매 등 정보들이 기록으로 남아 빅데이터 활용에 유리한 분야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의 빅데이터 정보를 분석,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
지난 1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5월 말 국내 이동전화 서비스 회선 수는 5988만9055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말 3608만7905명이었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5월말 기준 4376만1445명으로 크게 늘었다.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규모 또한 그만큼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 속 제품 바로 구매…KT, '쇼핑나우' 서비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TV-모바일 연계 쇼핑 서비스 '쇼핑나우(Now)'서비스를 시작했다.
쇼핑나우는 올레tv 이용 고객의 콘텐츠 시청이력, 콘텐츠 정보 등을 분석한다. 실시간 채널 또는 VOD 시청 중 리모컨의 쇼핑 버튼을 누르면 해당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들을 화면상에서 추천 받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용자가 시청했던 콘텐츠 이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기호에 맞는 상품도 추천하기도 한다.
KT의 맞춤 쇼핑 서비스는 지난해 7월 처음 적용됐다. 지역 특성과 가구별 시청시간 패턴을 고려해 상품 추천 방식도 다르다. 생필품 구매가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에는 일용품과 잡화를, 도시 지역에서는 각 지방 특산품을 방송하는 식이다.
KT 관계자는 "일반 편성 대비 맞춤 쇼핑 서비스 적용 시 월별 시청률은 31.8%, 월별 구매율은 3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선별해서 방송하기 때문에 모든 고객이 똑같은 상품을 시청할 때보다 시청률과 구매율이 모두 증가한 것.
아울러 KT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쇼핑 앱 '쇼닥'도 서비스하고 있다. 상품 정보 2억건 이상을 분석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70만명을 돌파했다.
KT는 이번 쇼핑나우 서비스 출시로 모바일과 TV가 연계돼 향후 PP(방송채널사업자), CP(콘텐츠 제공자)사간 연계와 상품 제조사들의 제휴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교통량 예측, 자동 소등… 일상 속 빅데이터 서비스
▲ SK텔레콤 'T맵'의 운전습관 서비스. 운전습관 메뉴를 활용하면 T맵 사용 시 자동으로 이용자의 주행 데이터가 쌓인다. 주변 운전자들과 비교해 본인의 운전 습관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은 1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내비게이션 'T맵'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T맵은 콜택시, 고속버스, 유류운반차량 등에서 보내오는 이동경로, 속도 등의 정보를 5분마다 수집해 국내 서비스 중 가장 정확한 수준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실시간 정보 외에도 10년 이상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일별, 시간별 교통량 예측 기능도 제공해 유용하다.
SK텔레콤은 T맵의 '운전습관'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비게이션 연계 보험 상품인 'smarT-UBI(Usage Based Insurance, 사용 기반의 보험) 안전운전 특약'도 출시했다. 운전습관 메뉴를 활용하면 T맵 사용 시 자동으로 이용자의 주행 데이터가 쌓인다. 주변 운전자들과 비교해 본인의 운전 습관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T맵이 오는 19일 전면 무료화가 되면 가입자 기반 확대로 활용 데이터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 정보가 쌓이면 거주자의 행동패턴이 분석돼 출·퇴근이나 주말, 여행 시 다양한 홈 IoT 모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침대에 누워서 불을 끄고, 아침에 조명을 켤 수도 있다. 외출 모드 시에는 가전제품이 알아서 꺼지는 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이규섭 연구위원은 "일상이 곧 데이터를 의미하는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 고객이 얼마나 자신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연결하는가에 따라 잠재적 고객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을 타겟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