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겉과 속이 달랐다.' 지난달 고용시장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업종·연령·지역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3개월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고용률이 상승했지만 청년층과 경남지역의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제자리걸음을 걷는 가운데 노동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청년층 실업률이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경남과 전북, 울산 등의 지역도 실업률이 상승세를 계속하며 고용 한파가 현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10.3%로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청년유니온이 청년실업 대책 및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모습./뉴시스
[b]◆신규 고용시장 위축…청년층 실업 '최고'[/b]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수는 265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5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25만2000명, 26만 1000명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던 취업자수가 3개월 만에 다시 30만명대를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이 같은 증가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 등으로 침체됐던 음식·숙박업에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보인다.
전체 고용률도 61.2%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취업자 증가로 청년층(15∼29세) 고용률도 1.7%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전체 고용 사정과 실제 속사정은 달랐다. 청년층 실업률이 10.3%로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 더 심각한 것은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청년실업률만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50대의 실업률은 0.2~0.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층 실업자 수는 1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9000명(19.7%)이나 증가했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기업이 주로 경력자를 뽑기 때문에 신규 고용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고용 부진 현상이 심화하는 데 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6월 증가 폭의 6분의 1 수준인 2만여명에 그쳤다. 건설업은 2만4000여명 줄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경제, 울산, 전북 등 조선 3사의 거점 지역 실업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6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근로자 모습./뉴시스
[b]◆구조조정 여파…'고용 한파' 본격화[/b]
경남은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아 고용한파가 본격화됐다. 전체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3%p 하락했지만 경남, 울산, 전북 등 조선 3사의 거점 지역의 실업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이 지역의 실업률 동반 상승은 올해 2월부터 시작돼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4월 중순 이후 실업률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본사가 있는 경남의 실업률은 3.9%로 1년 전보다 1.0%p 올라 전국 16개 시도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있는 울산은 실업률이 3.6%로 0.4%p 상승, 현대중공업 공장이 있는 전북의 실업률은 2.3%로 0.9%p 올랐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은 조선업 구조조정의 영향을 일부 받았다"며 "울산 실업률도 오르기는 했지만 다른 업종이 많아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저유가와 세계 경제 둔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의 경기·고용 하방리스크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남 등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량실업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인근 자영업종 역시 직격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