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주주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중간배당을 할 계획이다." (다자이룽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 대표, 외국계 코스닥상장사 합동 기업설명회(IR))
"상장 이후 한국의 증권 시장 규율을 충실히 따르고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프리미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난달 상장한 중국 기업인 로스웰인터내셔널의 저우샹동 대표)
중국기업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시각이 어떤지를 잘 말해 준다. 시장 참여자들은 중국 상장사들의 소통없는 만리장성을 지적한다. 한국거래소도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정보와 소통 부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현지 답사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내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포럼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재연 될까
투자불신 문제는 국내 증시 상장초기 중국기업들이 자초한 면이 크다.
중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모습으 드러낸 것은 2007년. 하지만 고섬 사태 이후 한국 증시에 상장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하나둘씩 무너졌다. 2012년 연합과기가 상장 요건 미흡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강제 퇴출됐고 2013년엔 3노드디지탈과 6월 중국식품포장이 스스로 한국시장을 떠났다. 시장에서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상장사 한 관계자는"문제를 감춘게 문제지만 중국기업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부담 스럽다"면서 "중국 상장사 가운데 성공모델이 나오지 못하고 증시에서 디스카운트를 받는다면 어떠한 '중국 기업'도 한국 증시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소통과 정보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특히 사업장이 중국 현지에 있거나 해외에 있다보니 언어 문제 등으로 국내 IR 대행사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한계가 존재한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신뢰성 회복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 획득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얻는 정보에 대한 신뢰도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원양자원 사태가 '차이나리스크'로 확대되는 것을 걱정한다.
중국계 기업의 한국 자본시장 이탈과 진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크리스탈신소재를 시작으로 4년만에 재개된 중국기업의 IPO가 주춤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투자자는 중국기업을 믿지 못하고, 우량한 중국기업들은 한국시장에 발을 내 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차이나리스크가 커질 경우 상장으로 기대했던 자금 조달이 잘 안 된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자진 상폐 카드를 만지작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잇따라 자진 상장폐지한 3노드디지탈(2013년), 중국식품포장(2013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적잖은 중국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다.
◆옥석은 가려야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려' 중국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알짜 기업들이 적잖다. 세계 합성운모 시장 1위 업체인 크리스탈신소재는 1분기에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35억원과 6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2%, 63.0% 증가한 것이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18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25% 증가했다.
최근 상장한 로스웰의 작년 매출은 954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10% 이상씩 증가해 각각 224억9000만원, 177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BNK투자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은 2011년 완리와 중국고섬 이후 4년만인데, 과거 국내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인한 '차이나디스카운트'의 해소가 올해 및 향후 중국 기업의 상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차이나디스카운트의 부담은 투자자뿐 아니라 4년만에 중국 기업의 상장을 진행하는 한국거래소와 상장주관사 역시 가지고 있으며, 그만큼 엄선된 우량 기업의 상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