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KRX지수의 글로벌화를 본격 추진한다. 그 하나로 국내 상장 종목에 대해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을 도입한다. 새 분류기준을 적용한 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돼 금융투자회사와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17일 한국거래소는 GICS 소유권을 갖고 있는 S&P와 상업계약 등을 마무리한 후 연내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산업분류(KSIC)기준에 기초한 '한국거래소(KRX) 업종 분류'를 시장에 적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업종과 비교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GICS는 현행 국내 산업 분류기준을 대폭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GICS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1999년 공동 개발한 증시 전용 산업 분류기준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GICS 분류체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자산 관리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기존 KRX업종분류는 제품을 만드는 원재료와 제조공정을 중시하지만 GICS는 소비 관점에서 분류하는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LS산전의 경우 현행 분류로는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이지만 GICS에서는 제품의 소비용도가 모두 달라 각각 정보기술(휴대폰), 자유소비재(가전제품), 산업재(전선케이블) 등에 속한다.
도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는 원재료나 제조공정이 달라 각각 '운송장비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으로 분류돼지만GICS에서는 모두 자동차 및 부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거래소는 코스피 200 종목을 선전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코스피 200 산업분류기준'에도 GICS를 도입, 내년 중 시행할 방침이다.
또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지수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외 전용지수도 개발할 방침이다. 유로화기준 코스피 200 지수(KOSPI 200 EURO Index), 편입비중을 제한한 코스피지수(KOSPI 8% Capped Index) 등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또는 코스피 200 등을 각국 투자환경(통화, 운용규제 등) 또는 상품 특성에 맞게 조정(customizing)하여 해외전용 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현재 2~3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지수개발을 협의중에 있으며, 연내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수요가 높은 해외물 지수에 대해서도 아시아 역내 거래소나 지수사업자와 협력해 지수 개발 및 동시 상장을 추진키로 했다. 해외 대표지수를 국내 파생상품 및 ETF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것. 현재 홍콩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인도의 센섹스지수(SENSEX) 등에 대한 파생상품 상장과 대만 가권지수, 인도네시아 IDX 지수에 대한 ETF 상장을 추진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난 "글로벌 기준 도입, 해외시장 진출 등 우리 지수의 글로벌화를 통해 해외 자금의 국내 투자가 확대되고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코스피 200 등 우리 지수도 국내 브랜드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목 분류 방식은 제조업에 몰려 있어 신기술 등 다른 업종을 다양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며 "GICS를 활용하면 동일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을 하나로 묶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