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구축한 한컴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구성도. /한글과컴퓨터
한컴 "미래 산업은 생태계 구성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점령"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한글과컴퓨터 그룹이 15일 제주도에서 미래전략발표회를 열고 미래 산업 생태계는 소프트웨어(SW) 서비스가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철 한컴 회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과거 미국은 앤드루 카네기, 존 데이비슨 록펠러 등의 기업가로 대표되는 제조업으로 국가를 발전시켰다"면서도 "이후 꾸준한 산업 구조조정을 거쳐 구글, 페이스북 등의 SW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트렌드가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야후가 세계 검색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구글에 밀려 회사를 매각하는 처지에 이르렀고 전망이 어둡던 닌텐도는 게임 하나로 부활했다"고 제시했다.
한컴은 SW 서비스 시장에 대비하고자 한컴 그룹 SW 생태계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우선 진출 대상은 남미, 중동, 러시아, 중국, 인도 등 5대 시장이다. 한컴은 이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로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 사용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해당 국가들은 SW 기반이 부족해 MS를 대체할 자국 기업이 생존하지 못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컴의 사업 분야는 콘텐츠 플랫폼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양분된다. 콘텐츠 플랫폼은 문서 작업을 하는 '한컴 오피스 네오', 클라우드 서비스 '넷피스24', PDF 솔루션 '아이텍스트'와 전자책 플랫폼 '위퍼블', 디지털 노트 서비스 '플렉슬'로 구성됐다. 커뮤니케이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토크온과 음성인식 자동 통번역 서비스 '지니톡'이 담당한다.
이원필 한컴 공동대표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중동·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머지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컴은 러시아에서 넷피스24와 한컴오피스 네오로 대학 내 제반 시스템 구축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인도에는 다국어 제품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설립했고 중국에서는 킹소프트를 통해 넷피스24를 서비스하고 정보통신 기업과 위퍼블 제휴 협의를 마쳤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파트너사와 오피스 공급 조건을 조율 중이며 남미에서는 넷피스24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컴은 지니톡과 플렉슬, 위퍼블 등을 활용해 교육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컴커뮤니케이션 고성서 본부장은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교육열은 높지만 인쇄술이 낙후돼 교과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20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53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인데, 디지털 교과서로 이를 선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원필 대표도 "어떤 커리큘럼으로 진화한 교육을 제공해야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을 넘어선 글로벌 교육 시장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신소우 한컴인터프리 대표도 "지니톡은 통계 기반 기계번역인 구글 번역기와 달리 언어 쌍을 지어 통·번역한다"며 "자체 엔진을 보유했기에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통·번역기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인터뷰 결과 어학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을 얻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