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가 열린 정부 과천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 김나인 기자
[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금지 결정으로 관련 업계 표정이 엇갈렸다.
M&A 당사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아쉬움을 토로한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반색했다. 케이블 업계는 침체된 분위기다.
18일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 금지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 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공정위 불허 발표 직후 "유감이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장장 7개월 간 추진해 온 M&A 허무한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숨길 수 없다. SK텔레콤은 "최선을 다해 이번 인수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결과적으로 관계기관을 설득하지 못하고 불허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간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질적 성장과 소비자 후생 증대·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M&A를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M&A 무산에도 미디어 산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OTT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경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내 미디어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혔다.
피인수 기업이었던 CJ헬로비전 또한 SK텔레콤과 같은 입장이지만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이번 M&A 과정의 장기화로 기업 경영 활동에 차질을 거듭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것.
CJ헬로비전 측은 ▲투자 정체 ▲영업 위축 및 실적 저하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인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위협받는 처지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받았을 상처로 인해 위축된 기업문화를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은 향후 내부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케이블 업계는 "M&A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M&A 불허로 인해 케이블 업계의 구조개편 추진이 어려지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요원해졌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M&A를 지속적으로 반대했던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위의 결정을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양 사는 공동 입장자료를 통해 "양사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가져올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 심화, 소비자 후생 저해 등을 크게 우려해 이에 이번 인수합병이 금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며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우려를 고려했다고 판단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