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국내 보험사들이 저마다 영업 조직에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설계사 '기(氣)'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영업의 꽃'이라 불리는 설계사들이 잇따라 회사를 그만둠에 따라 영업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전속설계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대규모 개편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기존 12개 지역본부를 모두 폐쇄하고 영업지점으로 조직 체계를 단순화했다. 이와 같은 영업채널 구조개편으로 확보된 자금은 전속설계사의 수수료를 인상하는데 사용된다. 설계사 수수료 인상을 통해 영업 조직의 의욕을 고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 영업 조직의 부수적인 업무를 줄여 본업인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전속설계사에 주는 수수료를 보험대리점(GA)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혁신 경영 프로그램 '웨이브(Wave)'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속설계사가 크게 늘며 영업력이 보다 탄탄해졌다는 분석이다.
웨이브는 비용절감과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설계사 모집과 관련해선 지점당 신인 설계사 육성, 설계사 소득 향상을 통한 전속 채널의 안전성 제고 등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웨이브 시즌2를 진행 중에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회사의 대면 채널 강화 전략으로, 지난 1분기 설계사 채널 원수보험료는 559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0억원(5.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부터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오랜 활동으로 보유고객이 많은 선배 설계사가 자신의 고객과 계약을 후배 설계사에게 물려주는 제도이다. 근속연수 5년 이상, 보유계약 300명 이상의 우수 설계사에게 멘토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 이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자사형 GA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도 다수"라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5월 자사형 GA인 삼성화재금융서비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 총 10개 지사를 세워 각 40명의 설계사를 배치했다. 삼성생명 역시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설계사 500여 명으로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한화생명도 한화금융에셋과 한화라이프에셋 등 두가지 브랜드로 자사형 GA를 운영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라이나금융서비스를, 동부화재는 동부MnS와 동부금융서비스를, AIG손보는 AIG어드바이저를 자사형 GA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