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 코드의 쟁점과 한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경연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경제계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가들이 주주로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토록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현행법상으로도 주식을 보유한 기관 투자가들이 주주권을 통해 기업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계는 이를 '과도한 경영권 간섭'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 코드의 쟁점과 한계' 세미나를 개최하고 여론을 환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계는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도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당초보다 늦은 하반기 중에 시행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0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고, 일본은 2014년 도입했다. 현재 10여개 나라가 관련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연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영국도 도입 초기에 이 제도가 단기적 성과주의를 부추길 수 있고 기관투자자 간 담합을 조장해 내부자 거래의 부작용을 키울 수 있으며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문제가 제기됐는데 논란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2010년 제정 이후 코드에 가입한 기관투자자가 2011년 234개, 2012년 259개, 2013년 290개, 2015년 11월 현재 306개로 꾸준히 증가한 데 반해 코드에 가입한 기관 중 30여곳만 코드를 준수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는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과 비교할 때 기관투자자의 모니터링 및 관여 범위가 가장 크다"며 "'문제 있는 이사의 연임에 반대하는 의결권 행사'와 '이사·감사 후보의 추천' 등의 사안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등 조항이 과도하게 구체적인 점도 한국형 코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금융위원회 주도로 진행된 데다 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도 부족했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연성규범으로 보기 어려우며 우리나라 관행을 고려할 때 수범자 입장에서 사실상 경성규범으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관투자자들이 단기 관점에서 주가 상승에 지나치게 비중을 둘 경우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다른 국가에서 '직수입'한 형태의 지침보다 우리 상황을 적절히 반영한 지침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지침의 부정적인 문제를 해소하려면 스튜어드십 코드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나친 경영간섭을 방지할 금지 조항이 필요하다"며 차등의결권, 황금주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신속하게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쪽도 많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경제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의 시행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로서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은 세계적인 기준에 상응하는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를 조속히 제정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