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2곳 중 1곳은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수익원을 사양화 단계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생명력이 각각 6.5년, 8년으로 상당히 짧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는 '융합'과 '저비용·고품질'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의 71개 지역상의와 함께 제조업체 2400여 곳을 대상으로 '저성장시대에 대한 인식과 대응전략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49.9%가 '지금 수익원은 사양화 단계'라고 답했다. 또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귀사의 생명력은 얼마나 유지될까'라는 물음에는 평균 8.4년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전자가 6.5년으로 가장 짧았다. 자동차도 8년이었다. 이외에 기계(9년), 철강(9년), 정유(10년), 섬유(15.9년)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기술력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시장과 경쟁자들이 더 빨리 변하고 있어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면서 "그렇다고 고객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에 급급하고 중장기적인 변화를 외면한다면 시장의 범용화(commoditize)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 비해 경쟁은 심화됐지만 규제는 보다 개선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2008년말 '경쟁개선도'가 100이었다면 지금은 90으로 더 심화됐고 '노동시장 유연성'은 94.1까지 떨어졌다. 사회적책임 완화도도 96.5까지 떨어져 심화됐다. 반면 규제개선도, 자금조달 개선도는 각각 105, 10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융합(Convergence)'이 24.8%로 가장 많았다. '저비용·고품질'(Cost saving) 17.2%, '사회공헌(Contribution)' 13.3%, '창조적 인재'(Creative talents) 13.2% 등의 순이었다.
'미래 융합가능한 기술'을 묻는 질문에는 정보통신기술( ICT)·가전 업종의 경우 '사물인터넷'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자동차나 부품기업들은 '인공지능·로봇, 3D프린팅, 드론'등에 관심이 많았다. 스마트쉽 등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는 조선 및 기자재업종도 '인공지능·로봇, 3D 프린팅, 가상현실'등의 고민이 컸다. '미래에 뜰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산업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에너지·환경(34.4%), 바이오·헬스(21.5%), ICT 융합(19.2%),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15%), 고부가가치 서비스(9.4%) 등을 꼽았다.
혁신을 위한 정부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불확실한 미래산업에 모험자본 유입환경 구축'(48.8%)이 가장 많았고 이어 '규제혁신'(46.2%), '창조적 인재육성'(31.0%) 등을 주문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한국기업의 3년 생존율은 38%에 불과해 OECD 조사대상국(25개국) 중 하위권에 그친다"며 "불황에 쫓겨 단기이익에 급급하다보면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소중한 이유"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