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이 유리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돌돌 말아 보이고 있다. /코오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세대 폴더블폰을 준비하는 가운데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가 그것이다. 기존 유리와 강화 플라스틱은 접힐 경우 파손돼 사용할 수 없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일 공시를 통해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의 양산설비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미래를 보고 내린 투자결정이다.
폴리이미드는 강도와 내열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필름 형태로 생산하면 종이처럼 유연해지는 특성이 있다. 우수한 성질을 지녔지만 노란색을 띄기에 디스플레이에 활용하지 못했다.
폴리이미드 필름에서 노란 색을 없앤 투명 폴리이미드는 강도가 세지만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꼽힌다. 접어서 사용하는 폴더블, 말아서 다니는 롤러블, 벽에 탈부착하는 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방면에 활용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퐁, 가네카 등 글로벌 폴리이미드(PI) 제조사들을 제치고 지난달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4분기 경북 구미공장에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설비 구축을 시작한다. 투자 규모는 900억원이며 2018년 1·4분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경쟁자가 없을 때 신기술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사측은 선제적으로 1개 라인을 설치하고 시장 흐름에 따라 라인을 증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명 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 외에도 활용 가능하다. 투명 폴리이미드 액상소재를 터치 스크린 패널 기판이나 TFT기판 소재로 사용하면 투명한 대형 디스플레이에 컴퓨터 화면을 띄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부터 국책과제로 고내열 투명 폴리이미드 액상소재 국산화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투명 폴리이미드 사업을 총괄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강충석 상무는 "세계 최초의 공격적 투자로 시장을 선점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장벽을 구축하겠다"며 "투명 폴리아미드를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