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을 즐겨 하는 대학생 유모(22)씨는 최근 원스토어에서 이벤트에 참여해 게임 캐시 2000원을 받았다. 그러나 받은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캐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원스토어에는 유씨가 즐겨하는 게임이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씨는 "원스토어에 캐시백이나 할인 이벤트 등 혜택이 많지만 정작 이를 활용할 앱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원스토어에서 게임 아이템을 구매했는데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후기가 많아 불안한 마음에 쉽사리 유료 게임이나 아이템을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원스토어의 '모두의 마블' 게임 이용후기에는 '다이아(게임재화)티켓을 결제했는데 다이아와 상품이 바로 안 들어온다'는 후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동통신3사와 네이버의 통합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원스토어'의 서비스가 미숙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가 출시된 지 2개월에 접어들었지만 구글플레이를 따라잡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잦은 오류와 부족한 앱 수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애플 iOS에는 설치가 안 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원스토어는 지난 6월 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네이버와 손잡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토종 앱 마켓이다. 출시된 지 2개월이 됐지만 아직까지 원스토어 구매 내역이 삭제되거나 서비스가 지연되고, 업데이트가 여러 차례 발생하는 등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 네이버 앱스토어 등록 앱은 이동통신 3사와 달리 원스토어로 별도 이전을 해야 해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기존 네이버 앱스토어에 있던 앱의 상당수는 원스토어에서 따로 다운을 받지 못한다.
실제로 원스토어 이용안내를 확인해 보면 "네이버 앱스토어의 모든 구매내역이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상품 판매사가 네이버 앱스토어·원스토어 상품간의 이전을 해준 경우 구매 내역이 이관되고 맵핑이 안된 상품의 경우는 이관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원스토어 측은 원스토어와 계약체결이 되지 않은 인기앱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연결,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마저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라인, 밴드, 카카오내비, 넷플릭스 등의 인기 앱도 원스토어에 따로 등록돼있지 않다.
게임 이용자의 원스토어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쌓아주는 캐시적립 프로그램 등 혜택이 많지만 이용자의 마음을 끌 앱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셈이다. '프렌즈런', '원스 히어로즈', '애니팡 포커' 등의 인기 게임도 원스토어에서는 다운 받을 수 없다.
광고성 배너가 대부분인 UI(인터페이스)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용자 맞춤추천으로 분류된 구글 플레이의 UI와 달리 원스토어의 UI는 앱보다는 식품·건강·쇼핑·영화 등 광고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 정보보호 이슈도 산적하고 있다. 통신사 통합 앱이니만큼 신규 고객이 원스토어를 사용하거나 기존 이용자가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가입사 외에 타 통신사에도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원스토어로 업그레이드할 때 KT와 LG유플러스에도 개인정보 이용 및 제 3자 제공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식이다.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ID, 비밀번호, 성명, 생년월일과 함께 모델명과 OS 등 각종 단말기 정보와 서비스 접속정보 등이 3사에 공유되는 것.
원스토어 측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수준에서 개인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것일 뿐, 이를 3사의 마케팅에 이용되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모르고 업데이트를 한 이용자들은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앱의 일괄적인 업데이트로 인해 앱마켓 업데이트도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창구 일원화에 그치기보다 원스토어만의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시스템 안정화를 통해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원스토어의 회원수는 3500만명이지만 이 중 유료로 앱을 결제하는 사용자의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집계를 보면 2013년 국내 앱시장 규모(추정치)는 2조4335억원이다. 이 가운데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1조1941억원의 매출을 올려 49.07%를 점유했다.
이에 대해 원스토어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원스토어는 개발사, 통신사 등 참여사들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통합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다음 버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차기 버전은 UI 개편을 포함해 차별화와 관련된 기능을 담아 올해 안에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