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휘발유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이 39.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의 배럴당 가격이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초 이후 처음이다.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41.80달러로 지속 하락세에 있으며 두바이유도 38.68달러로 주저앉았다.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과잉 우려에서 비롯됐다. 이라크,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생산량을 늘리며 지난달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의 석유 생산량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미국 원유시추장비((Rig)도 7개월 만에 44개가 추가 가동을 시작했다. 앨버타주 대형 산불과 무장단체들의 송유관 공격으로 석유 생산량이 급감했던 캐나다와 나이지리아도 악재에서 회복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미국의 재고 증가도 유가 하락 원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미국 원유 재고는 5억2110만 배럴이었다. 휘발유 재고도 45만2000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3일(현지시간) 발표될 7월 마지막 주 재고 역시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전통적인 성수기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원유 수요는 계절적 영향으로 4월부터 8월까지 증가한다. 8~9월 이후로는 재고가 증가하며 가격이 떨어진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리터당 1442.78원에서 상승세가 꺾인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미미한 하락 끝에 14일 1440원선이 무너졌다. 이후 가격 하락에 탄력이 붙으며 3일 1422.72원까지 떨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6월 말부터 7월 초는 국제유가가 보합세를 보였다"며 "이르면 9월부터 체감 가능한 수준의 유가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원유 도입과 정제, 개별 주유소 재고 소진 등의 영향으로 약 한 달 뒤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된다. 이 관계자는 "저유가 흐름이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1200원대 주유소도 서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8월 둘째 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을 1417원, 경유는 1208원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