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닥터스' 재미 떨어뜨리는 주범은 내부에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과도한 PPL 논란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렸다.
애청자라면 분명 '꼭 저 장면이 필요했을까?'라고 의구심이 든 장면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장면은 특정 브랜드 샌드위치를 먹으려던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다 숨지는 장면이다. 그 후로도 극중 서우(이성경)가 개연성 없이 화장품 가게를 방문해 립스틱을 바른다던지, 유혜정(박신혜)이 감지도 않은 머리카락에 헤어에센스를 바르는 장면을 삽입해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각각 이성경과 박신혜가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짜집기해 넣은 PPL 장면이다.
PPL이란 특정 기업의 협찬을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끼워 넣는 광고기법이다. 드라마 제작비에 일조하는 바가 크기때문에 PPL을 배제하긴 힘들지만, 스토리 흐름까지 끊어가면서 무리하게 장면을 넣었어야 했냐는 것이다.
앞서 상반기 대히트작으로 이름을 날린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과한 PPL로 시청자의 불만을 자아낸 바 있다.
PPL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상파, 케이블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서 나오는 방영분부터 외주제작사를 심의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방통심의위는 "부적절한 간접광고로 인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와 시청권 침해를 막기 위해, 외주제작사에 관련 심의규정 준수 의무도 함께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주제작사의 잘못인지 방송사의 잘못인지 판단하기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심의 제재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드라마 시청 몰입에 방해받는 시청자를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PPL의 제재방안과 상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