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결정된 경북 성주 지역민들의 반발이 극심한 것과 관련, "입지로 확정된 성산(포대) 말고 성주군 내 다른 적합한 지역이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TK(대구·경북) 초선의원들과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다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사드의 위해성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그만큼 성주 주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시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박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졸속 배치에 대한 인정"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여권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사드 배치 재검토보다 성주 주민들과의 소통에 초점을 둔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박 대통령에게 성주 군민들이 사드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완영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드가 성주군의 중심을 관통한다는 점을 군민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성주 군민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성주군 내 좀 더 적지가 있는지 조사하도록 하겠다. 그 결과를 성주군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서 사드가 안전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의 도발과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전자파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괌에서 실험을 했는데 영향이 없었다"고도 밝혔다. 특히 "안보와 경제의 최후 보루인 대구, 경북이 다같이 노력할 수 있게 해달라"며 "단결하고 화합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면담에서는 신공항 무산 및 대구공항 이전에 대한 내용도 논의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한 의원이 "신공항이 '기부 대 양여'로 가면 너무 옹색하니 되도록 반듯한 공항을 만들게 해달라"고 한 데 대해 "반듯한 공항이 되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K2 공군기지를 대구항과 통합 이전하는 것에 대해 대구경북 지역이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개발하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면담의 성격을 놓고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가 친박(친박근혜) 결집을 위한 '전대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지역 현안을 듣는 자리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안타깝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