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책] 코딱지 코지
"어서 와, 이렇게 귀여운 코딱지는 처음이지?"
주니어 RHK/허정윤 지음
어린 시절, 누구나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후비적거려서 코딱지를 파 보았을 것이다. 마치 보물을 캐내듯이 파고 나면 갑갑했던 콧속이 뻥 뚫리면서 뭔지 모를 쾌감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파낸 코딱지를 조물조물 동그랗게 공처럼 굴려서 튕기기도 하고, 책상 밑에 찰싹 붙이기도 하고, 심지어 맛을 보기까지!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장난감이 또 있을까?
코딱지를 주인공으로 한 클레이 그림책 '코딱지 코지'가 출간됐다.
서영이 왼쪽 콧구멍 속에 사는 코딱지 코지는 콧속 생활에 지루해 하던 중 오른쪽 콧구멍에서 온 코비를 만난다. 코비에게 콧구멍 바깥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코지는 자신도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손가락을 타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말에 코지는 손가락이 콧구멍으로 오게 하기 위해 콧속을 간질이고, 코털을 잡아당기는 등 온갖 노력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콧구멍 탈출에 성공한 코지는 서영이에게 반갑게 인사하지만, 서영이는 무심하게 손가락을 튕겨 코지를 날려 버린다.
작가 허정윤은 모양이 잘 변하고 어디에나 들러붙는 코딱지의 특성과 꼭 닮은 클레이 점토를 이용해 코딱지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마치 누런 콧물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몸통의 코딱지 코지다. 콧구멍을 통해 들어온 음식 냄새를 맡고 킁킁대는 코지의 풍부한 표정과 코지가 밖으로 나가기 전 깨끗이 목욕을 하는 장면 등 콧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상상 못할 만큼 흥미롭고 재치 있는 장면이 가득하다.
배경 역시 작가의 상상력이 십분 발휘되었다. 코털이 빽빽한 콧구멍 속을 마치 정글 숲처럼 표현했는데, 종이를 하나하나 오려 거대한 코털 숲을 완성했다. 책을 덮고 나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 듯 생동감이 넘친다.
허정윤 작가는 다양한 어린이 교육문화 콘텐츠를 전파하고 있는 리틀아티스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저자는 부모들에게 아이가 코를 후비는 것을 무턱대고 혼내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신 코를 파는 습관을 고쳐 주는 책을 통해 버릇을 고쳐주라고 말한다. 44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