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의 KT 해저통신망 통합관제센터에 마련된 전시관 전경의 모습. 해저 중계기 등 각종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 KT
지난 5일(현지시간) 개막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촬영된 영상이 우리나라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0.2초에 불과하다. 지진이나 태풍 등 천재지변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KT가 구축한 '국제방송중계망' 덕분이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완벽하게 중계방송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해저케이블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망' 구축을 완료했다. KT는 리우올림픽의 국내 중계 방송망을 담당하고 있다.
KT가 구축한 국제방송중계망은 4개 루트의 해저 케이블로 구성됐다. 여기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복구를 위해 2개의 전송로를 추가했다.
해저 케이블의 주 전송로는 부산 강서구 송정에서 시작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데이터센터를 거쳐 리우데자네이루로 연결된다. 전송로의 길이는 2만8000k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에 해저 케이블이 활용된 건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스포츠 중계방송은 통신위성을 통해 이뤄졌다. 이후 고화질 콘텐츠가 늘면서 국제방송 중계는 해저 케이블 기반으로 바뀌었다.
위성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는 한국~브라질 구간의 전송시간이 약 0.5초 걸리는 반면 해저케이블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는 약 0.2초면 충분하다.
해저 케이블은 6~8쌍의 광섬유로 구성돼 초당 60~160테라비트(TB)를 전송할 수 있다. 광섬유 한 가닥은 8분의 1㎜로 머리카락보다 가늘다. 그러나 700Mb 용량의 영화를 1초에 3500여편 전송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용량이다. 위성과 비교하면 전송 용량은 5만3000배 많고, 속도 역시 빠르다.
해저 케이블은 방송사별 중계 채널을 6개 이상 제공해 다양한 경기를 동시 중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성보다 기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해저케이블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을 비롯한 국제 트래픽의 약 99%를 처리하고 있다.
전 세계에 깔린 해저 케이블은 65만km에 달하며, 운용 사업자는 340여 곳에 이른다.
한국에는 총 10개의 해저 케이블이 연결됐다. 그중 KT가 부산 강서구 송정의 해저케이블 통합관제센터(SNOC)를 통해 7개를 운용하고 있다.
KT 해저 케이블의 총 전송 용량은 77.53Tbps(초당 테라비트)이다. 내년에 태평양을 잇는 NCP(New Cross Pacific) 국제해저케이블이 개통되면 157.53Tbps까지 늘어난다. 이는 국내 연결된 국제해저케이블 전체 용량의 88%에 해당한다.
KT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의 안정적인 방송중계를 위해 한국~브라질 국제구간을 다양한 루트의 국제중계방송망을 구축했다"며 "천재지변이나 선박으로 인한 해저케이블 단선과 같은 문제에도 차질 없이 방송중계가 이뤄지도록 했다"고 말했다.